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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크루즈 미사일, 미 함대함 미사일 능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국산기술로 사거리 1000㎞ 이상의 장거리 크루즈(순항)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고 1500㎞급 개발도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확인돼 국산 미사일 수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문화일보가 28일 전했다.

국산 미사일은 발사지점에서 40㎞ 떨어진 지점에 목표물을 설치해놓고 미 사일이 목표물 상공을 수십바퀴 순환한 뒤 목표물에 탄착하는 방식의 실험에도 성공했다. 이는 뛰어난 타격 정밀도를 입증한 것으로 사거리 1250~2500㎞인 미국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에 버금가는 기술이다.

후진국형 미사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비해 크루즈 미사일은 유사시 미사일기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일종의 무인비행체(UAV)다. 따라서 민.관.군 합동으로 개 발중인 정찰.다목적 UAV 개발에도 청신호라 할 수 있다.

크루즈 미사일은 걸프전 당시 미국이 이라크 주요 전술목표를 마 치 외과수술하듯 정밀하게 타격, 그 성능과 정확성이 일반인들의 뇌리에도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번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사거리 1000㎞급 크루즈 미사일은 북 한 전역의 핵심시설은 물론 단순 거리로만 볼 때 동북아 인근 국 가도 모두 사정권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어서 전략적으로도 상당 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사거리 500㎞ 이상의 크루즈 미사일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 국, 이스라엘 등에 불과하다.

◇국산, 미 함대함 미사일 능가=군은 지대지 유도탄 '백곰' 개발 성공에 이어 2005년 12월 사거리 150㎞의 단거리 함대함 유도무 기 '해성(海星)' 시험발사에 성공,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996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성공한 해성은 미국의 대표적인 함대함 크루즈 미사일인 하푼을 능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단거리 함대함 유도탄 '해룡' 개발 에 성공했다.

군 당국과 ADD는 사거리 1500㎞에 이르는 '현무' 계열 지대지 미사일과 '천룡' 계열 함대지, 공대지 보라매 미사일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사거리 1000 ̄1500㎞의 함대지.지대지 크루즈 미 사일을 실전배치중이거나 개발중이어서 한국은 미사일 강국 대열 에 들어선 셈이다. 현재 군이 개발중이거나 실전배치중인 사거리 500㎞ 이상의 크루즈 미사일은 함대지 및 잠대지인 천룡 계열 미사일 외에 지대지 '현무Ⅲ'(사거리 1000㎞), 개량형인 '현 무ⅢA'(사거리 1500㎞), 공대지인 '보라매'(사거리 500㎞ 이상) 등이다.

최근 사거리 1000㎞의 지대지 크루즈 미사일인 '현무Ⅲ' 는 이 미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고 '현무ⅢA' 개발도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사일 개발에 중요한 방공레이더 기 술은 프랑스에서 도입해 레이더를 생산하는 등 독자기술을 키워 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동북아 미사일 경쟁 가열=미국은 최근 위상배열 레이더, 레이저무기와 같은 신형 공격무기의 추적을 벗어나기 위한 초음속 스텔스 순항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 군 사전문가들은 남북한의 미사일 개발 경쟁으로 동북아에 미사일 개발 경쟁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러시아의 장거리 AS15 공대지미사일(2800㎞)과 SS - N -26 함대 함(300㎞) 미사일, 일본의 ASM2 공대지(100㎞)미사일, 중국의 SS - N -27 잠대지(275㎞), 북한의 HY2 지대함(120㎞)이 대표적인 크루즈 미사일이다. 동북아에서 크루즈 미사일 개발능력에서 한 국은 미국과 러시아의 뒤를 잇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산 크루즈 미사일의 전략적 의미=크루즈 미사일은 탄도미 사일의 엄격한 사거리 제한에 구애되지 않는다. 단순히 북한내 표적의 정밀타격뿐 아니라 복잡한 동북아 정세에서 전략적 의미 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당국이 그동안 크루즈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사항을 가급적 비공 개로 유지해온 것도 크루즈 미사일이 가지는 이런 전략적 민감성 때문이다.

실제 사거리 1000㎞급의 경우 극동러시아 일부와 중국의 베이징( 北京), 일본의 도쿄(東京) 등 주변국 주요 도시가 타격 가능범위 에 들어간다. 미국이 우리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180㎞로 묶어 두다 2001년 우리측의 집요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300㎞로 약간 늘리는 데 그친 것도 그 이상의 사거리가 가지는 전략적 함축성 때문이다.

한국군이 북한 장사정포와 스커드미사일 대응용으로 도입한 에이 태킴스(ATACMS) 전술지대지 미사일의 사거리도 300㎞에 불과하다 . 한.미 미사일 협상 지침에 따라 크루즈 미사일도 탄두중량은 500㎏으로 묶여있지만 사거리에는 제한이 없어 우리로서는 탄도 미사일을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크루즈 미사일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2001년 타결된 한 .미 미사일협상에 의한 사거리 300㎞의 제한을 받지 않는 이유 는, 크루즈 미사일은 탑재중량 200 ̄300㎏ 정도의 탄두를 싣게 돼 있어 상대적으로 사거리를 1000㎞ 이상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1년 3월 MTCR에 33번째 회원국으로 가입, 미사일 및 무인항공기(UAV)의 개발과 수출 및 기술이전을 제한받는 대신 미 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미사일과 우주발사체 관련 첨단기술을 지 원받고 있다. MTCR에는 북한, 중국,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등 주요 미사일 보유국이 불참하고 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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