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비 엉성하다"|타격에만 신경…송구력 등 "아마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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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삼성 마티 코치가 지적>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취약한 부문은 외야수다.』
시즌 초반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코치로 부임, 7개월간 한국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를 경험하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마티 코치가 최근 외야수 부문의 전반적인 수준 미달을 지적, 눈길을 끌고있 다.
마티 코치는 외야수들이 프로답지 못한 수비력 미숙으로 위치 판단과 펜스플레이 등에서 사실상의 에러를 범하기 일쑤, 범타를 안타로 만들어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티 코치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외야수들은 타구가 날아올 때 일단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가 다시 전진해서 잡는 습관이 있으나 이것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교습 방법과는 정반대라는 것.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외야수를 훈련시킬 때 비구에 대해 일단 한걸음 전진한 후 뒤로 후퇴해 잡아낸다는 것이다.
이는 머리위로 넘어가는 직선 타구를 놓칠 가능성이 클 것 같으나 미국 메이저리거들은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 대부분의 외야 타구는 5할 이상이 수비수 앞쪽에 떨어져 안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결론을 얻어 이같은 훈련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외야수들은 기초부터 정반대의 훈련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그밖에 외야수들의 수비가 엉성한 이유로는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무관심.
마티 코치는 우선 한국 프로야구의 지도자들이 외야수 수비 문제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사실을 발견하고 매우 놀랐다면서 이같은 무관심 때문에 다른 포지션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느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내야 수비 못지 않게 외야수들의 수비 문제를 높게 평가하는데 비해 한국은 외야수는 통상 타격에만 중점을 둬온 경향이 짙다.
또 그는 외야수들의 송구 능력도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수준 이하여서 앞으로 외야 수비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만 한국 프로야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마티 코치는 내야수들의 수비 능력은 미국 프로야구와 견주어 크게 손색이 없으며 투수들도 몇몇 구단은 수준급이지만 포수 부문은 투수 리드·2루 송구 등에서 취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투수들의 경우 「공격적인 투구」를 하루빨리 익힐 것을 권유했으며 장기 페넌트레이스에서 투구 간격 (4∼5일)을 지켜나가는 것이 결국 마지막 승리를 쟁취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마티 코치는 최동원이 6승을 기록하게 된 것도 투구 간격을 철저히 지켜 체력을 보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응국도 후기서 맹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의 특징은 그동안 간판 스타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 보던 3∼5년생 투수·타자들이 발군의 실력을 과시, 서서히 세대 교체를 이뤄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투수 부문은 선동렬을 제외하고는 2진급 투수들이 일약 10승 투수로 도약, 각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의 김청수 (11승10패1세), LG의 김태원 (11승4패) 문병권 (10승3패), 빙그레의 한용덕 (9승5패3세) 김대중 (9승5패) 등은 올 들어 발군의 기량을 과시, 전성기를 맞고 있으며 팀 승리의 주축이 되고 있는 것이다.
타자 부문에서도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김응국 (롯데, 0·308, 타격 6위)과 후반기 들어 무섭게 폭발하고 있는 강석천 (빙그레, 0·314, 타격 5위), 삼성의 신형대포 강영수 (0·246, 홈런 9개) 등이 기라성 같은 간판 타자들을 압도하는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김상국 (빙그레, 0·303) 유중일 (삼성, 0·301) 등이 타격 10위권 안에 포진, 한대화 (해태, 0·332, 타격 3위) 김상훈 (LG, 0·332, 타격 2위) 등 간판 스타들을 위협하고 있다. <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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