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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의 꿈, "쇳물에서 완성車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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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아버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이루지 못한 일관제철소 건설의 꿈을 실현하게 됐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명차 왕국'으로 도약한다는 큰 그림을 완성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04년 10월 한보철강 인수 직후 "자동차 품질을 높이기 위해 철광석을 이용, 고 품질의 쇳물을 뽑아낼 수 있는 고로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 회장은 일관제철소 건설이 사업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도 "고로사업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 회장의 이같은 확고한 추진력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확보한 사업비전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정 회장이 선친의 뜻을 받드는 모습은 현대가(家)의 유업을 실천하는 장자의 도리를 충실히 실천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일관제철소 건설은 정 명예회장의 필생의 사업이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정 명예회장의 내려준 '숙제'를 아들인 정 회장이 이뤄낸 것이다.

실리면에서도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소재인 철강재를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톱5'라는 중장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안정적인 자동차용 강판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질 좋은 철강재를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어야 자동차, 모비스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철은 자동차의 쌀과 같은 존재"라는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일관제철소가 가동을 시작하는 2010년쯤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390만대, 기아차 260만대 등 6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철강재로 사용할 고품질 강판이 그만큼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현대제철이 생산한 자동차 강판이 더해지면 '고로-열연-냉연-자동차'로 이어지는 완벽한 '수직 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렉서스 BMW 등 세계 명차들과 경쟁할 고급차 생산은 원하는 품질의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로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절실하다. 자동차용강판 등 제품 특성에 맞는 철강제품을 생산해야만 '품질경영'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제철 고로건설은 이같은 포부의 대내외적 선언으로 풀이된다. 비록 철강이 실제로 생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철강을 자급자족하겠다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이는 곧 명실상부한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발점이기도 하다.[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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