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성인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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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난치 혹은 불치의 병. 30대 전후에 나타나기 시작, 한번 걸렸다하면 좀체로 정상회복이 힘든 퇴행성질환.
이른바 성인병을 짐작케 하는 말들이다.
20세기 초 인간의 평균수명이 45세 정도였던 시절에는 성인병의 성격을 띤 질환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산업화의 급속한 진전과 사회생활 및 식생활의 변화, 의학기술이 발달되면서 과거 주종을 이뤘던 감염성질환을 대신해 등장한 것이 성인병이다.
최근의 정부발표나 세계보건기구 같은 기관의 사망원인보고에서 상위 10위안에 최소한 서너 자리를 차지하는 성인병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암(목난③∼④회)·고혈압·각종 심장병·당뇨병 등을 들 수 있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의 원인=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은 각종 성인병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의학자들은 이들 질환을 『당뇨·심장병 등을 촉발시키는 성인병의 원흉』이라고 지적한다.
고혈압은 발생형태에 따라 속발성과 본태성의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전체 고혈압의 95%는 본태성이라 할 수 있다.
속발성 고혈압은 보통 콩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급성고혈압이다. 이에 비해 본태성 고혈압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827년 고혈압이 처음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고혈압의 원인이라고 지적되는 요소는 대체로 10여가지.
유전적 이상·콩팥기능이상·소금과다섭취·칼슘부족·인격·연령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들 요소는 모두 고혈압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까지 명쾌하게 고혈압발생의 메카니즘을 설명하고 있지는 못하다.
전 한양대 의대병원장 박석련 박사(내과)는 『최근 이들 원인설이 「교감신경과반응·부교감신경 저반응설」로 통합돼가고 있는 경향』이라며 『신경 반응설은 고혈압발생에 유전적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교감신경은 혈압을 올리고 부교감신경은 혈압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유전적으로 교감신경은 잘 반응하지만 부교감신경은 반응이 무딘 사람이 고혈압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체질의 사람에게 스트레스나 소금 등이 가해질 때 혈압상승이 촉진되는 것은 여러 실험을 통해서 확인됐다. 고혈압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심장병의 원인=협심증·심근경색·심장판막증·부정맥이 대표적인 심장병이다
이들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바이러스·비만증·나이 등이 꼽히고 있다. 예컨대 어린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심장병은 유전적인 요인이 많고 심장병 환자의 80% 가까이 가 비만이라는 사실이 비만과 심장병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있다.
또 선진국에 주로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아 식습관 등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트레스나 약물복용도 심장병을 부채질 할 수 있다.
협심증은 심장에 일시적 통증이 오는 정도지만 심근경색은 통증이 최소한 15초 이상 계속되고 사망률도 높다.
◇당뇨병의 원인=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이 있는 사람에게 빈발한다.
당뇨 역시 유전이 대표적 원인인자로 꼽히고 있다. 부모 모두 당뇨병일 경우 자식이 당뇨에 걸릴 확률은 대단히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밖에도 어린이들의 당뇨는 바이러스감염에 의해 생긴다는 연구도 확인된 상태.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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