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보고 싶니? 흰 벽만 있으면"… 휴대전화로 크게 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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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가 고화질(HD) 영상을 투사할 수 있는 프로젝터로 변신한다면?

국 코넬대 연구팀은 최근 탄소섬유를 이용해 이 같은 꿈을 실현하는 데 한발 다가갔다고 27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 장치를 이용한 프로젝터는 주사위 한 개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지만 50cm 거리에서 너비 1m 정도의 고해상도 영상을 투사할 수 있다. 30인치 이상 크기의 HD TV가 휴대전화 안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 기술의 열쇠는 가로 0.5mm 정도에 불과한 거울로, 탄소섬유에 부착된다. 압전(壓電)소자가 신호를 받아들여 진동하면 탄소섬유는 진동을 증폭시켜 거울을 움직인다. 거울에 레이저빔를 쏘면 거울의 움직임에 따라 여러 각도로 빛을 보낼 수 있다.

현재까지는 한 방향으로 거울을 움직이는 데 성공한 상태지만 연구진은 앞으로 거울이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영상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적녹청 3색의 레이저를 사용해 컬러 영상을 만들어 내는 데도 기술적인 문제가 없다.

빠른 고주파 진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HD 영상을 만들어 내는 데 필수적인 이점이다. 탄소섬유에 부착된 거울은 1초에 3만5000번까지 진동하며, 이는 1280×768픽셀의 HD 화면을 1초에 60번이나 바꿀 수 있다.

밍 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전자공학 및 컴퓨터과학 교수는 HD 영상에 필요한 요건으로 거울의 진동 외에 크기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HD 영상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큰 거울을 이용할 경우 거울이 빨리 진동할 수 없었다.

톰슨 교수는 탄소섬유에 HD 영상을 만들기에 충분한 0.5mm 크기의 거울을 부착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더 큰 거울도 부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산 단가를 낮추는 일이 필수적이다. 최근까지도 연구자들이 값싼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거울 진동식 투사장치 개발에 집착했던 것도 바로 싼 가격 때문이었다.

코넬대 박사과정 학생으로 탄소섬유 개발 과정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샤이언 데사이 씨는 이 점에 주목해 톰슨 교수와 함께 기존의 실리콘 디스플레이 생산기술을 응용한 생산 과정을 개발했다. 이 경우 저렴한 실리콘 공정을 응용하다 맨 마지막 단계에 탄소섬유를 장착하면 공정이 완성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규모 생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아직까지는 수작업으로 탄소섬유를 부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톰슨 교수는 연구진이 1년 안에 시험판 프로젝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용화까지는 앞으로 3~5년이 걸릴 것으로 그는 내다보고 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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