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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산책] 8억짜리 오디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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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디오에 첫 발을 들여놓았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하이엔드만은 건드리지 말라. 오디오 잡지를 읽으며 상상만하라. 그게 어려울 때 오디오 숍을 기웃거릴 수는 있다. 하나 무슨 일이 있어도 소리만은 듣지말라." 음악 듣는 즐거움을 예찬한 권병조씨의 멋진 에세이 '오디오를 시작하는 이에게'는 대뜸 이런 경고부터 전한다.

오늘 우리는 초고가 오디오들을 들여다볼 참인데, 앞서의 경고도 있으니 눈대중만을 해볼 참이다. 지구촌 초고가 모델의 황제는 스위스 골드문트의 '풀 에필로그 시스템'(사진)이다. 개탄하실 분도 있겠지만, 국내 시판가는 무려 8억원대다. 혹시 은근히 호기심이 동하신다고? 그렇다면 전자랜드 '골드문트 하우스'에서 시청해보실 수도 있다는 정보도 귀뜸해드리려 한다.

이 모델 샤시는 명품시계 파텍필립와 롤렉스의 외장(外裝)을 맡는 회사에서 맡는다. 2억5천만원짜리 스피커 등을 단품으로 살 수 있지만, 사운드의 완성도를 위해서 한 세트 구입이 좋다고 한다. 어쨌거나 오디오 귀족 골드문트의 예전 스피커 아폴로그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일찌감치 전시됐던 경력도 있다. 가히 예술이라는 증거다.

독일 부메스터도 5억원짜리 시스템이 있다. 스피커로는 미국 이글스턴웍스와 카나다 로웬그린에도 각기 1억2천만원, 1억원짜리 모델이 판매되고, 파워앰프도 미국 크렐의 한 모델은 1억8천만원을 호가한다. 수입차 중 최고라는 페라리 F360스파이더(2억9천만원).벤츠 CL600(2억6천만원).BMW Z8(2억3천만원) 등과 어깨를 겨룰 만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살인적으로 비쌀까?

사운드의 완성을 위한 업계의 노력. 그것이 이유다. 또 있다. 시장도 엄청 좁다. 이들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해 수백 세트 내외가 판매될 뿐이다. 풀 에필로그의 경우 10세트 내외가 팔릴 뿐이다. 주로 미국.아시아에서 소화되며, 홍콩.한국에서는 1년에 한두 세트 정도가 팔린다.일반인들의 떨떠름한 반응이야 그렇다치고, '황금지갑'을 못가진 오디오파일의 반응은 어떨까? 짐작컨데 이렇지않을까 싶다. "오디오 돈 액수대로 된다는데…. 언제 로또 대박 안 터지나?"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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