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분야 미·일과 "근접"|16MD램 개발계기로 알아본 우리나라 「기술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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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첨단기술 가운데 우리나라가 최선진국 수준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은 반도체 분야.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팀이 16MD램의 실험시제품개발에 성공함으로써 반도체기술이 메모리분야에서는 세계최고수준인 일본과 상당히 근접한 위치에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성전자 팀에 의해 주도돼온 국내 반도체기술은 83년 세계 세 번째의 64KD램 개발성공을 시작으로 84년 2백56KD램, 85년 64KS램, 86년 1MD램과 2백56KS램 등을 잇따라 개발했다. 또 88년에 4MD램, 1MS램, 2백56KEEP롬, 89년 4M마스크롬이 개발 됐다.
이번에 16MD램의 성공으로 이의 양산기술개발과 함께 이미 설계가 시작된 64MD램의 개발경쟁에 불꽃이 튀고 있으며 92년 중에는 이의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16MD램의 시제품이 개발됐지만 앞으로 양산기술개발 등의 과정이 남아 우리 반도체 전반적인 기술이 미·일과 같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간단히 반도체라고 하지만 분류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눠진다.
제품의 집적도에 따라 집적회로(IC)·개별소자·혼성IC 등으로 나눠지며 기능에 따라 트랜지스터 마이크로프로세서·기억소자·게이트 어레이 등으로 세분된다. 기억소자는 다시 램(RAM)과 롬(ROM)등으로 나눠진다.
ROM(Read Only Memory)은 기억된 정보를 판독만 할 수 있고 전원을 끊어도 기억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기억소자로 여기에는 소자제조 당시에 정보를 기억시키는 마스크롬, 소비자가 프로그래밍한 정보를 직접 입력할 수 있는 P롬, 한번 기억된 정보를 자외선 등으로 지워 다시 기억시킬 수 있는 EP롬, 전기적인 방법으로 내용을 바꿀 수 있는 EEP롬 등이 있다.
RAM(Random Access Memory)은 정보를 언제든지 반복해서 저장·판독할 수 있는 기억소자로 여기에는 S램과 D램이 있다.
K는 1천, M은 1백만을 뜻하는 문자로 4MD램이란 4백만 비트, 즉 신문 32면의 정보량에 해당되는 약 50만 자를 기억시킬 수 있는 분량이며 16MD램은 그 4배인 신문 1백28면, 또는 문고판 도서 약 15권을 수록할 수 있는 초고집적 반도체로 HDTV·워크스테이션·고성능PC·슈퍼컴퓨터 등 대용량 메모리 시스템에 탑재된다.
4MD램의 경우 기판에 그어진 회로의 선폭이 0.8μ(1μ은 1천 분의 l㎜) 수준인데 비해 16MD램은 0.5∼0.6μ으로 고도의 장비와 설계, 식각기술 등이 필요하며 먼지 하나 없는 초청정도를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16MD램의 기판면적은 약 1백40∼1백50평방㎜(가로 약1.5㎝×세로 약1㎝)로 여기에 3천6백만 개의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가 집적돼 있는데 배선의 연장은 2백50m정도가 된다.
현재 세계시장은 1MD램이 주도하고 있으나 서서히 4MD램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90년대 중반부터는 16MD램이 이 분야를 석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경우 1MD램을 월 7백50만개씩 생산, 개당 6달러 선에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으며 4MD램은 월 30만개(연말부터는 1백만개)를 생산, 40∼50달러 선에 전량 수출하고 있다.
16MD램의 가격은 91년께에 개당 3백 달러 선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세계시장규모는 92년 2억 달러, 93년 20억 달러, 94년에는 5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발 팀의 주역은 진대제 박사(38·삼성전자 기흥연구소 연구위원)로 박사급 10여명, 엔지니어 50여명을 포함, 모두 1백2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3사의 64MD램 개발계획에 따르면 92년말까지 회로선폭 0.3∼0.4μ의 시제품을 개발하고 96년까지 2백56MD램, 2000년까지는 그 4배인 1GD램을 개발하는 것으로 돼 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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