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환경기사 박선명씨|"「환경 보존의 첨병」으로 자부심 느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경제 개발과 산업화는 국토 곳곳에서 환경 오염이라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
고속도로를 건설하거나 공단의 조성·골프장 건설 등 개발 사업에 앞서 반드시 그 사업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 최대한 환경의 오염을 막고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 실행해야 한다.
국내에서 환경기사 자격증을 딴 3만여명의 사람들 중 환경 영향 평가 업무에 실제 종사하는 전문인은 줄잡아 2백명선.
흔히 이들을 「환경 영향 평가사」로 부르고 있다.
질병의 예방을 위해 힘쓰는 예방 의학자들에 비유되는 이들 환경기사들 중 베테랑에 속하는 박선명씨 (45·유신 설계 공단 상무)는 누구보다도 이 직업의 장래성에 높은 기대를 걸고있다.
아직까지 환경 기술 감리·방지 시설 설계·환경 감시 업무에 비해 수요가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박씨는 『환경 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환경 관계법이 대폭 손질됨에 따라 미래의 유망 직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3년 고려대 공대 졸업 후 토목기사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박씨가 장래성을 내다보고 환경기사 1급 자격증을 딴것은 지난79년.
그로부터 2년 뒤 국내에도 환경 영향 평가 제도가 도입돼 환경처의 지정을 받아 평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현재의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개발과 환경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고 했다.
현재 그가 평가 업무를 총지휘하고 있는 개발 사업은 동서고속전철·경부고속전철 등 굵직한 정부 사업을 비롯해 15건.
환경 영향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환경기사는 개발 사업에 따르는 영향 평가 보고서를 작성, 환경처와 사업주에게 제시해야 한다.
『환경처에서 불합격을 받아 다시 보완 작업을 하지 않기 위해선 다목적 댐·도로·인구 30만 이상 도시의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하는 안목을 갖춰야 합니다.』
만약 l8홀 이상의 골프장 건설에 대한 영향 평가 업무를 사업주로부터 의뢰 받으면 이 분야 환경기사들은 건설 부지를 샅샅이 돌아보고 가시나무·신갈나무 등 20∼50년 묵은 나무들이 있어 녹지 자연도가 8이상으로 부적 격지가 아닌지 우선 확인한다. 별문제가 없으면 캐디 숙소·관리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활 오수를 10PPM이하로 3차 처리 (보통은 20∼30PPM)해 배출토록 한다.
또 일본 국내에서 최근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농약과 비료 성분의 무해화를 위해 빗물에 섞인 농약·비료를 14일 정도 머무른 뒤 흘러가게 하는 연못 (저류조) 을 파도록 조치해 준다.
이런 식으로 대책까지 제시해주는 이들 환경기사들은 4년제 또는 2년제 대학의 환경공학과·환경과학과 등을 마친 뒤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탄생된다. 대졸 초봉은 대략 50만원 내외. <김영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