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타이거펀드 … 6년 전 6300억 번 뒤 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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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수천억 원의 차익을 거둔 뒤 한국을 떠났던 타이거펀드가 6년 만에 돌아왔다.

타이거펀드는 24일 개장 전 철강 관련 B2B 전자상거래업체인 이상네트웍스 지분 2.23%(12만주)를 30억8400만원에 사들였다. 또 타이거펀드와 관련있는 또 다른 헤지펀드도 같은 날 이상네트웍스 주식 8만 주를 매입했다. 이 소식에 이상네트웍스는 25일 상한가를 기록, 3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상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달 뉴욕서 열린 기업설명회에 타이거펀드 관계자가 참가해 지분 투자 의사를 밝혔다"며 "단순 지분투자 이상의 아무런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타이거펀드가 확보한 지분이 워낙 적기는 하지만 과거 행적을 볼 때 향후 행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와 함께 1990년대 세계 헤지펀드 시장을 양분했던 타이거펀드는 1999년 SK텔레콤 지분 6.6%를 확보한 뒤 우호지분과 연대해 SK텔레콤 경영권을 위협하며 국내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SK그룹은 당시 경영권방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고, 타이거펀드는 2000년 6300억 원의 차익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이후 2000년대 초반 기술주를 외면하는 등 몇몇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은 뒤 설립자인 줄리안 로버트슨은 은퇴했으나 타이거펀드는 여전히 투자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한때 210억 달러를 굴리며 업계 1, 2위를 달렸으나 현재 자산규모는 60억 달러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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