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정부 말안듣고 집사길 잘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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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을 사봐야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다. 조급해 하지 말고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주택이 공급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 23일 '분당급 신도시 건설'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말로 참여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동안 정부의 공언을 믿고 집을 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2003년 2월 당시 3억원이면 살 수 있었던 수도권 아파트를 지금은 1억6000만원 이상 더줘야 살 수 있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2월말부터 2006년 10월 현재까지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이 무려 평균 54.5%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신도시가 87.1%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이 58.0%, 경기도 46.0%, 인천 13.7% 순이다.

신도시의 경우 이 기간동안 분당의 상승률이 102.9%로 단연 최고다. 분당 아파트 값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평균 30% 이상 급등했으며, 2005년 12월 말 대비 2006년 10월 현재까지 17.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분당 수내동 양지금호 39평형의 경우 2003년 2월말 당시 평균 3억9천만원 시세였지만 현재는 7억7750만원 선으로 45개월 동안 평균 99.3%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파주신도시 아파트값도 평균 96.8%나 올랐다. 2003년 5월 파주신도시 지정 전부터 교하읍 일대에 있던 아파트들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현대2차 55평형의 경우 2003년 2월 당시 평균 2억4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6억2500만원이다. 가격으로는 3억8000만원 이상 올랐고 상승률로는 157.9%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은 강남구(91.2%), 양천구(88.0%), 송파구(84.6%), 서초구(77.1%), 용산구(75.9%), 강동구(65.4%), 영등포구(58.0%) 등 7개구가 서울 평균 상승률(58.0%) 이상으로 아파트 값이 올랐다.

강남권 4개구는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순위였던 '강남집값'을 잡기 위한 재건축 세제 규제강화조치를 무색하게 했다.

대치동 은마 34평형은 참여정부 출범당시 평균 5억7천만원 가격 이었지만 현재는 12억5000만원으로 참여정부 기간 동안 무려 6억8000만원이 올라 119.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북지역 역시 아파트 값이 상승했지만 오름폭은 도봉구가 15.6%, 중랑구 15.1%, 노원구 14.1%, 강북구 13.8% 순으로 서울지역 중 낮은 편이다. 실제 오름폭이 가장 작은 강북구의 경우 미아동 SK북한산시티 43평형은 45개월 동안 9000만원이 올라 현재 4억1000만원 시세며 평균 상승률은 28.1%다.

경기지역의 경우 용인(87.7%)과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과천(87.4%)과 의왕(72.7%), 군포(69.3%)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용인의 경우 판교후광으로 신봉동, 성복동, 상현동에서 99% 이상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주도했다.

성복동 LG빌리지 1차 92평형의 경우 현재 14억원으로 무려 156.8%의 상승률로 8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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