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두개 달린 선풍기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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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선풍기, 넌 생각만 했지? 난 만들었어"

"왜 선풍기는 팬이 한개일까요? 하나밖에 없으니까 한 쪽만 시원하잖아요."

팬이 두 개인 선풍기가 시제품으로 나왔다.

팬이 한개인 기존의 선풍기는 한 쪽 방향으로만 바람이 나온다.

하지만 위.아래로 팬이 두개 달린 선풍기는 주변 360°에서 모두 바람을 쐴수 있다.

기존 선풍기보다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가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선풍기 주변 전체에 공기 흐름을 불러일으켜 시원함이 두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팬이 두 개 달린 선풍기의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은 서울 광진구 동자초등학교의 박윤환(13) 군.

박군은 6월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2006 청소년산업기술체험캠프'에서 이중선풍기를 아이디어로 제안한 뒤, 서울시립대 전기전자공학과 김규식 교수와 3개월간 공동작업한 끝에 팬 두개가 돌아가는 선풍기 시제품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 박 군은 "이번 여름은 특히 더워서 선풍기 한 대로는 못참겠더라구요. 그래서 팬을 두 개 달면 훨씬 시원할 것같아 생각해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수님과 함께 뭔가를 만들 수 있어서 참 즐거운 시간이었고, 앞으로 발명왕이 돼 다음번엔 손잡이가 자유자재로 돌아가는 의자를 만들어보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50여일간 재료상가를 다 뒤져서 소재를 구한 뒤 플라스틱을 깎고 아크릴을 붙이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아이의 꿈을 꿈만으로 썩히지 않고 우리 기술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어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박 군은 팬이 두개 달린 선풍기로 29일 치러질 시상식에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한다. 박 군 외에도 '지하철문닫힘표시등', '저수조 정화 및 저수 시스템' 등이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성인-어린이 겸용 변기커버','주사기 물감', '물을 묻히지 않는 우산', '편리하게 음식의 간을 맞출 수 있는 알약형 캡슐' 등이 장려상을 받는다. 이들은 모두 시제품으로 만들어져 실용신안등록을 마쳤다.

한편 4년전부터 실시한 '청소년산업기술체험캠프'를 통해 총 3건(풍선 매듭을 쉽게 하는 에어펌프.테두리 풀.기능성 목발)이 특허등록됐고, '자동차 문 빗물 방지용', '밥맛 좋게 하는 쌀 냉장고' 등 76건이 실용신안등록됐다.청소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한국 이공계 대학이 연계해 만들어진 이 제품들은 28일까지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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