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TV 『꽃피고 새 울면』 출연-탤런트 배종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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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언뜻 보기엔 새침데기 같은데 알고 보면 서글서글한 면이 많다고들 해요.』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인상을 묻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다 주변의 평으로 대신하는 탤런트 배종옥 양 (26)은 일단 청순한 이미지로 시선을 끈다.
지난주 토요일 중반에 접어든 KBS-2TV의 주말연속극 『꽃피고 새 울면』에서 느닷없이(?) 남 주인공 (노주현 분)의 여동생 승화 역으로 등장, 신인이 아님에도 브라운관에 갓 출연한 신선감을 주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만큼 가냘프고 얌전한 이미지에서 활달하고 반항적인 정반대의 배역으로 바뀌며 느낄 수 있는 신인의 풋풋함이랄까.
어쨌든 그녀 자신에겐 새로운 도전의 계기인 셈이고 드라마에선 상황 전개의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는게 주위의 시각이다.
미니시리즈 『왕룽일가』에서는 조신한 딸로, 어린이드라마 『5학년3반 청개구리들』에선 자상한 국교여선생 등 줄곧 착한 인상만을 심어 줘 전혀 다른 성격의 이번 배역을 맡으면서 일부의 염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얼굴이 밉상이 아니고 성격도 좋아 비뚤어진 역을 해도 잘 소화해 낼 거라 믿었죠. 무엇보다 성실한 연기 자세를 높이 살만합니다.』
그녀를 기용한 뒤 몇몇 제작 간부들의 우려 속에 불안한 첫 주(?)를 보냈으나 방송이 나간 후 모두들 만족해하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는 염현섭 PD (41).
조금 잘한다해서 불성실한 것보다는 오히려 노력하는 사람에게 평소 점수를 더 주어왔다는 그의 지론이 「연기에 대한 끼」가 있는 그녀에게서 맞아떨어진 셈.
독특한 마스크는 아니지만 호감 가는 외모인 그녀는 스스로 『꾸준하게 기억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앞으로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85년 말 중앙대 연극영화과 재학 시절 KBS-1TV 아침드라마 『해 돋는 언덕』에 발탁돼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최근 영화 『젊은 날의 초상』을 촬영하는 등 나름대로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기도 하다.
야무지고 예쁘장한 인상이라는 주변얘기에 『내세울 얼굴이 있어야죠』라며 싱긋 웃는 모습이 상큼함을 풍긴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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