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추위원 "들러리 싫다" 사퇴

중앙일보

입력

116일째 신임 사장을 뽑지 못하고 있는 KBS의 사장후보추천위원이 "들러리는 싫다"며 사퇴했다고 25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로 인해 KBS 이사회가 주도하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독립성과 객관성'에 타격을 입게 됐고, '정연주 전 사장 연임용 들러리 사추위'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지금종 KBS 사장후보추천위원(문화연대 사무총장)은 24일 "KBS이사회에 추천할 최종 사장 후보 수가 KBS 이사회 결의대로 5명으로 진행된다면 사추위는 들러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23일 KBS 이사회 사무국에 사퇴의사를 공식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5배수로 한다는 것은 응모자 13명 중 유력 후보가 모두 포함된다는 뜻이어서 민주적인 의미에서 사추위가 별 권한을 갖지 못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KBS이사회는 사장공모 응모자가 40~8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사추위의 사장 후보 추천자 수를 5명으로 정했다. 반발하는 노조측에는 "응모자가 20명 이하면 다시 논의하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S 사장 후보를 공모한 결과 응모자는 정연주 전 사장을 포함해 모두 13명. '청와대가 정 사장 연임을 원한다'는 설이 유포되면서 응모를 포기한 사람들도 있었다는 소문이다.

KBS노조 관계자는 "이사회가 약속과 달리 '5배수 추천'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결국 정연주씨가 사장후보 추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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