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원혜영 의원 군 시찰 참여 거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인 원혜영(사진) 의원의 국정감사 시찰 참여를 반대해 원 의원이 시찰을 포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4일 오전 8시50분쯤 국방위 소속 원 의원이 공군 작전사령부 시찰을 위해 국회 앞에 마련된 버스에 탔다. 그러자 한나라당 공성진.송영선.황진하 의원 등은 원 의원이 20일 개성공단 방문 때 식당에서 춤을 췄던 사실을 거론하며 "함께 시찰할 수 없다"고 하차를 요구했다. 황 의원은 "원 의원은 20일 육군 1군사령부 국감을 빠진 대신 평양에서 10만 군중이 핵실험을 축하하던 날 춤춘 것 아니냐"며 "함께 가기 창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 의원은 "국방위원으로서 감사장에 가는 게 권리이자 의무 아니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원 의원은 개성공단 춤 파문을 책임지고 국방위원 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모두 버스에서 내려 국감 거부 의사를 밝힌 뒤 한나라당 원내대표실로 철수했다. 결국 두 당은 간사 협의에서 원 의원의 이날 감사 불참을 조건으로 해 예정보다 1시간30분 늦게 공군 작전사령부 감사를 시작했다.

원 의원은 "국정감사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오늘은 일단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한 것"이라며 "그러나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국방위원 사퇴와 공식 사과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성진.송영선 의원은 9월 '군 부대 골프 파문'의 장본인이자 전쟁을 선동하는 도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사전에 원 의원과 함께 국정감사를 할 수 없다는 뜻을 위원장에게 전했고, 여야 간사들이 군부대를 방문하는 24일 시찰에 원 의원을 참가시키지 않기로 합의했었다"며 "물리력을 동원해 막은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정욱.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