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논술테마] "시청자들 고대사에 관심 갖게 돼 보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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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기만 했던 우리 고대사를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허준''올인' 등 선 굵은 드라마 작가로 유명한 최완규(42)씨가 이번에는 MBC 사극 '주몽'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때마침 중국의 동북공정이 이슈로 떠오르며 고구려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자 예상치 못한 부담도 갖게 됐다고 한다.

"시청자 가운데는 '주몽'이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도 있습니다. 민족의 영웅인 주몽을 나약하게 그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인물이 역경을 딛고 영웅으로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설정한 드라마적 장치"라고 말했다.

"주몽 역을 맡은 송일국씨는 그런 의도를 잘 소화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 걸 보면 프로답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 작가는 자신의 역사관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열성 시청자들과 논쟁하다 보니 역사 공부도 많이 하게 됐다.

"네티즌은 부여를 한나라보다 약한 국가로 설정해 불만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대사에 관한 기록은 A4 2장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것으로 60부작 드라마를 만들다 보면 상상력으로 채워넣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극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가게 마련이지만 '주몽'의 경우는 작가의 상상력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최 작가는 "판타지 드라마로 만들기 싫어 최대한 사실성을 부여하려고 한다"며 "역사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객관적으로 묘사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또 편협한 국수주의적 시각으로 드라마를 그리고 싶지는 않지만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서는 소리를 높여 비판했다.

"동북공정은 한민족의 근간을 부정하는 국가 차원의 역사 조작입니다. 드라마를 통해 중국의 허구적인 역사관을 실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신이 쓴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람이 고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사실을 보람으로 여긴다는 그는 앞으로 펼쳐질 주몽의 활약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몽이 큰 뜻을 품고 부여를 탈출해 고구려를 세우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리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연인 소서노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두 사람의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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