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멘토링] 서론에선 인용이 안 좋다던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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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서론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경험 또는 사실을 들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 대립되는 주장을 제시하는 방법 등입니다.

위인의 명언이나 책 내용을 내세우는 것도 나쁜 방법이 아닙니다. 이는 잘못 사용하거나 상투적으로 쓰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예컨대 개인과 사회와의 연관성과 관련된 주제를 다룰 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 등 명언을 기계적으로 끌어다 쓰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명언을 인용하더라도 참신하고 상황에 맞는 말이라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광고의 역기능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논하라'는 논제에서 "저 위에 있는 것에서 진짜 파이프를 찾지 마시오. 그것은 파이프의 꿈이오"라는 말로 시작했다고 칩시다 .

이 말은 벨기에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가 파이프 한 자루를 그린 뒤 적어 넣은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명제에 대해 프랑스의 작가 미셸 푸코(1926~84)가 내린 해석의 일부입니다.

광고에서 보여주는 현실은 진짜 세계가 아니고, 현실을 가장한 꿈이라는 함축이 들어 있어 좋은 인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수연(에플논구술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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