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답답한 우승"|승부차기서 중국 실수로 행운 (5-4)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어처구니없는 전략적 실수로 출전을 했으나 상금 5만 달러가 따르는 우승의 행운을 누렸다.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거듭한 중국 대표 선수의 수준 이하 개인기가 준 선물이었다.
KBS와 MBC TV·라디오로 국내에 중계된 가운데 3일 북경 공인 (노동자) 경기장에서 벌어진 제1회 다이너스티컵 축구 대회 결승에서 한국은 홈팀 중국에 악전 고투 끝에 승부차기 (5-4)로 신승, 우승의 기쁨보다 더 진한 쓴 뒷맛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1 8분 준족의 신예 서정원의 문전 쇄도 때 중국 GK 후유빈이 서를 끌어안는 반칙으로 퇴장 당하고 페널티킥까지 얻어 홍명보가 성공, 가볍게 승리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10명의 중국과 싸운 한국은 오히려 느슨한 플레이를 전개, 시간을 허송하고 해이된 전의의 대가로 전반 종료직전에 또 얻은 페널티킥을 구상범이 실축해 중국 팀의 투지를 자극했다.
조급해진 한국과 달리 중국은 후반 들어 맹반격을 시도해 한국의 수비진을 당황케 하다 18분쯤 마이차오가 프리킥을 그대로 슛, 동점을 이뤘다.
이후 중국은 비기기 작전으로 일관했으며 한국은 30분간의 연장전까지 더 치르고 승부차기의 곤욕을 겪었다.
한국은 첫키커 이상윤이 실축해 패색이 짙었으나 이후 3명의 중국 선수가 골문 밖으로 차내는 어이없는 실축 덕으로 회생, 개운 찮은 우승을 누렸다.
한편 이번 대회 취재진이 선정한 최우수 선수에는 결승전에서 크게 부진한 김주성이 뜻밖에 뽑혔다. 선수단은 4일 오후 5시 귀국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