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위 매섭네… 대청봉에 첫눈 강원 영동 폭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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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동지방에 23일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7월 집중호우 때 유실됐던 강원도 인제군 한계3리의 도로가 급류에 다시 끊어져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연합뉴스]

강릉과 속초에는 태풍보다 강한 바람과 함께 기록적인 가을비가 쏟아졌다. 또 비와 함께 전국의 기온이 뚝 떨어졌고, 설악산 대청봉에 올 가을 들어 첫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23일 "속초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63.7m인 강한 바람과 함께 하루 동안 232㎜(오후 11시 현재)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이날 속초에 분 바람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측정한 것 중 가장 강한 것이다. 종전의 기록은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 당시 제주도 고산에서 측정된 초속 60m였다. 이날 속초에 내린 비의 양도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후 10월 중 하루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강릉 지역 하루 강수량도 290.5㎜로 종전 기록(158.4㎜, 57년 10월 29일)을 갈아치웠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원 영동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수증기를 머금은 동풍이 높은 산맥에 부딪히면서 비를 쏟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지방은 24일까지 20~40㎜(많은 곳은 60㎜)의 비가, 경북 동해안은 5~3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설악산 대청봉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내리던 진눈깨비가 10시 이후 눈으로 바뀌어 오후까지 8㎝가량 쌓였다. 서울에서는 이날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4도나 낮은 11도까지 떨어졌으며, 초속 8m의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이보다 낮은 8.1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24일에는 동해안 지방을 제외한 전국이 개겠다"며 "이번 주 중반까지는 기온이 조금 더 떨어지다가 후반부터는 다시 기온이 약간 올라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 영동지역에는 이날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가옥이 침수되고 차량이 통제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리 등 5개 구간에서는 강풍으로 고압선이 절단돼 1만3000여 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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