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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육 국방강화·혁명성 고취가 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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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경 아시안게임이 두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북경대회에는 북한의 참가가 거의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경대회를 계기로 북한의 체육 현황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북한에서의 체육은 「국방과 경제 건설에 기여하기 위한 투쟁력, 혁명성의 연마 수단」이라고 정의된다.
북의 정치용어 사전은 체육이란 「신체를 발달시키며 집단주의정신과 혁명적 동지애, 굳센 의지, 규율 준수에 대한 자각성과 책임성 등 고상한 사상과 도덕적 품성을 배양함으로써 국방력을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김일성 교시 따라>
「혁명을 위한 준비」로서 북한 체육의 기본방향은 유년의 김일성 교시가 그 기본지침이 되고 있다.
김은 49년 체육인대회에서 『민주조선을 건설할 씩씩한 건국 투사들을 육성하기 위하여 인민들을 육체적·정신적으로 단결시키는 전 인민적 체육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체육의 대중화」와 「혁명에 대한 복무 원칙」은 69년11월의 제20회 체육절에 개최된 제2차 체육인 대회에서 ▲군사체육의 발전 ▲전 주민의 체육대중화 방침으로 확인돼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기본체육 정책>
북한 체육의 기본 방향은 ▲체육의 대중화 ▲국방체육의 강화 ▲학교체육의 육성이다.
특히 체육활동은 선수중심이 아니라 모든 인민이 참여토록 하는 체육 대중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체육대중화=체육 대중화의 수단으로 북한은 노동현장 내외에서의 군중체육을 권장하고 있다.
노동현장에서는 「인민보건체조」 「업간체조」 「생산체조」를 생활화하도록 하며 휴일이나 명절 같은 때에는 축구·배구·농구·탁구·수류탄 던지기 등 다양한 종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근로자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권장」에 그치지 않고 체육대중화를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인민체력 검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남자는 9∼50세, 여자는 9∼40세까지 의무적으로 체력검정을 받도록 돼있는 이 제도는 48년 북조선 인민위원회 교육국 명령 제8호로 공포돼 학교와 직장 단위로 실시돼오다 71년 내각결정 80호에 의해 전 국민차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집단 동원되는 대중 체육에는 체제에 대한 충성심 고취를 겨냥한 것들이 많다. 그 구체적인 실례로는 ▲김일성 동지에게 드리는 편지전달 계주 ▲붉은기 쟁취를 위한 혁명전적지에로 달리기▲김일성 원수님의 배움의 천리길 이어달리기 등이 있다.
◇학교체육=북한의 인민학교 교과 과정에서 체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8·4%로 우리의 10%에 비해 낮지만 정규시간외에 방과후 체육구락부 활동을12시간 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토요일도 체육의 날로 정해 체육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학생체육 활동 중에는 집단체조·해양체육·키 크기 운동이 특히 중요시되고 있다.
집단체조는 인민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한 체육과목 취급을 받고 있다.

<「키 크기」종목 중점>
해양체육은 매년 6∼7월을 「수영보급기간」으로 정해 수영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회 전체적으로 「키 크기」에 비중을 두어 「키 크기」에 적합한 종목을 설정해 과외체육 시간 및 매주 토요일의 체육의 날에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학생들은 대학입학 및 군 입대를 제한하기까지 한다.
◇국방체육=국방과 스포츠·노동을 충족시키기 위해 독자적으로 만든 체육활동으로 군사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게 할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59년 내각결정 선포에 의해 필요성이 제기된 뒤 60년대 후반부터 국방 체육단을 중앙에 두고 각 시·도에 국방체육구락부를, 해안지역에는 해양구락부를 설치하여 운영할 정도로 비중을 두고 있다.
국방체육은 대중 국방체육과 국방실용 체육으로 구분된다.
대중국방 체육은 행군·봉 체조·사격·씨름 등 체력단련을 목표로 한 종목이 많지만 국방실용체육은 낙하산경기·고지점령·도하 등 전문군사 종목이 중심이다.
북한이 개최하는 국방체육 대회에는 ▲전국 낙하산 및 무선 통신 경기대회 ▲전국 국방체육 구락부 지역별 경기대회 ▲전국 여성국방 체육대회 ▲일당 백명 체육경기대회 ▲전국 청소년 등산 및 강행군 경기대회 등이 있다.

<북한의 체육 조직>
중앙의 국가체육회를 정점으로 산하에 도 체육지도처, 시·군 단위의 체육구락부가 있다(84년에 국가 체육회를 국가 체육처로 개칭).
지도위는 산하에 29개 경기단체, 체육과학 연구소, 간부양성소를 두고있으며 모든 체육업무를 담당한다.
시·도 체육지도처는 국가 체육회의 지시를 시행하는 실무기관이며 시·군마다 있는 체육구락부는 도 체육지도처의 관리아래 지방체육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선수 및 체육인 양성>
전문 체육인 양성소로는 평양 체육대학과 중앙 체육학교, 각 도에 고등체육 전문학교가 있고 사범대와 교육대학에 체육학부가 있다.

<유치원부터 선발>
선수는 유치원과 인민학교 과정부터 선발, 조기교육을 하며 매년 실시되는 전국체육 구락부대회에서 두드러진 선수들은 해당지역 시·도 선수단에 편입되어 직업선수로 키워진다.
현재 직업선수 및 체육인이 소속할 수 있는 체육단과 선수단은 38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소속된 선수나 임원은 완전히 체육활동에만 종사, 사실상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프로선수와 흡사하다.
가장 수준이 높은 선수단이나 체육단은 「4·25체육단」으로 서울 올림픽 참가에 대비해 87년 초 결성됐는데 6백50명 규모다.
체육단이 국가차원의 중앙조직인데 비해 선수단은 각도에 뿌리를 둔 지역 체육조직이다.
선수나 체육인의 사기 진작을 위한 인센티브제도도 있다. 주요 국제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거나 세계 기록 보유자, 북한신기록 수립자 등은「인민 체육인」「공훈 체육인」「체육명수」등의 호칭을 받는다. 여기엔 규정에 따라 1·2·3등급이 있으며 소정의 물질적 특혜도 부여된다. 「인민체육인」은 체육분야의 최고 칭호이며 국기훈장 1급과 노후 연금을 지급받고 중앙기관의 국장급에 해당하는 사회적 지위가 주어진다. 이들의 월급은 2백원(노동자 평균 90원)수준이며 은퇴 후에는 코치 또는 감독 등 체육 지도자로 일한다.

<유공자엔 연금도>
「공훈 체육인」은 인민체육인 다음의 명예칭호로 은퇴 후에도 매달 70원씩이 지급된다.

<체육시설>
69년 김일성이 체육을 대중화하여 전체 인민을 노동과 국방에 튼튼히 준비시키자는 지시를 내린 뒤 도·시·군 소재지와 노동자구·학교마다 체육관이 건설됐다.
이에 따라 평양 같은 대도시에는 5·1경기장·김일성 경기장 같은 대형 경기장을, 시·군에는 2만∼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건설돼 있다.
대규모 경기장으로 89년 전까지는 양각도 경기장, 사리원 경기장 등이 꼽혔으나 89년 「평축」을 계기로 「5·1경기장」 「서산축구 경기장」이 추가됐다.
우리의 태능 선수촌같은 종합 체육 단지로는 안골 체육관과 남포 체육관이 있다.
안골 체육관은 86년2월 착공, 88년9월 완공됐으며 축구장·각 종목별 체육관·프레스센터·방송설비 등을 구비한 국제 규모의 체육단지다.

<대외 체육>
북한이 본격적으로 국제 스포츠에 뛰어든 것은 68년 멕시코 올림픽 때부터다.
이전까지만 해도 「DPRK」라는 호칭에 반발, 올림픽에도 불참했었다.
현재 북한은 국제경기 연맹 산하23개 종목의 국제기구에 가입했고 아시아 경기 연맹에는 15개 종목이 가입돼 있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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