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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씨 출국 007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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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황장엽씨의 출국은 007 영화를 방불케 하는 경찰의 삼엄한 보안 작전 속에 이뤄졌다.

黃씨가 탑승한 항공기는 오전 11시 이륙하는 뉴욕행 대한항공 KE081편. 경찰은 출국 과정에 행여라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이날 새벽부터 서울.인천 곳곳에 경찰력을 투입했다. 한총련 대학생들로 구성된 '황장엽 방미 저지 결사대'가 급습할지 모른다는 첩보가 접수된 터였다.

黃씨는 경찰 간부의 승용차를 이용해 집을 빠져 나와 오전 8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먼저 와 있던 경찰 관계자가 이미 오전 6시55분쯤 출국 수속을 끝냈다. 黃씨의 1등석 항공권도 '金모'라는 가명으로 예약했었다.

黃씨는 출입국관리구역 내 라운지에서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두시간여를 대기하다 일행인 탈북자 윤대일.김성민씨와 함께 오전 10시15분쯤 비행기에 올랐다.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黃씨가 항공사에 우선 탑승을 특별히 요구, 정상 탑승시간보다 15분 앞당긴 것이다.

뒤늦게 이들의 탑승 사실을 파악한 취재진이 인터뷰를 하러 비행기에 오르려 했지만, 공항 관계자들에 의해 제지됐다.

한총련 결사대 10여명은 새벽부터 공항에 진을 치고 출국장 주변을 지켰지만 黃씨의 모습을 보지도 못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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