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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참모 '右광재' 퇴진 빈자리 누구에게 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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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이광재(李光宰)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盧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퇴 의사가 워낙 확고해 사표를 수리했다"며 "李실장이 특별한 잘못이 없는데 물러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李전실장은 열린우리당이 요구한 청와대 인적 쇄신의 대상으로 몰려 지난 18일 사표를 제출했다.

盧대통령의 15년 참모로 청와대와 내각 운용, 인맥 관리, 청와대 내의 역할 조율에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역할을 해온 李전실장의 공백을 누가 메울지도 관심거리다. 상황실장은 일단 선임 국장의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李전실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대산에서 칩거하다 상경해 25일 盧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하며 청와대 참모로서의 작별 인사를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보좌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지만, 나의 거취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누가 된다면 깨끗이 물러날 수 있게 해달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향후 거취에 대해 그는 "충격이 컸고 마음이 너무 시려 가다듬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며 "어느 것 하나 정해 놓은 게 없으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李전실장이 내년 총선에서 고향인 강원 평창, 또는 고교(원주고)를 졸업한 원주, 아니면 수도권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 외곽에서 그림자 보좌를 계속할 경우 '비선(秘線)정치' 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정신적 여당'이라는 열린우리당의 공세로 낙마했기 때문에 어떤 수순으로 정계에 입문할지도 관심이다. 그간 알게 모르게 힘이 실려 있던 국정상황실의 기능이 본래의 단순한 국정상황 수집.분석 기능으로 환원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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