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경제문감' 중국문헌 참고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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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조선 초 개혁가 정도전(1337~1398)의 '경제문감(經濟文鑑)'(1395)이 중국 남송시대 저작인 '주례정의(周禮訂義)' '산당고색(山堂考索)' '서산독서기(西山讀書記)' '문헌통고(文獻通考)'등을 상당부분 참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정도전의 독창적 사고로 여겨지던 이 책의 참고자료가 밝혀진 셈이다. 연세대 도현철(사학과)교수는 "'경제문감'에 나오는 용례가 조선의 경우와 다른 경우가 많아, 중국의 고전 문헌을 모아놓은 '사고전서(四庫全書)'를 대조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도교수에 따르면, 정도전은 '산당고색'에서 '29장(張)(34.3%)', '주례정의'에서 '11장 13줄(13.7%)', '서산독서기'에서 '2장 17줄(3.4%)', '문헌통고'에서 '3장(3.5%)' 등 총 '46장 10줄(54.9%)'에 달하는 분량을 '경제문감'에 옮겨 적었다.

한 장(張)은 세로쓰기로 돼 있는 고서의 20줄을 말한다. 도교수는 31일 '한국 중세사회의 변화와 조선 건국'을 주제로 연세대 국학연구원(원장 전인초)이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논문 '정도전 사상의 재검토'를 발표할 예정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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