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노란 달걀이든 흰 달걀이든 속은 같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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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경을 넘나드는 열린 세상이다.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고 아빠는 한국인인 아랑이, 엄마는 한국인이지만 아빠는 까만 얼굴을 한 재현이, 엄마는 한국인이고 아빠는 일본인인 달이 같은 책 속 주인공들은 이제 주변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친구들에게 '튀기'니 '부시맨', '쪽발이'라는 놀림을 받곤 한다. '단일 민족'이나 '한 핏줄'이란 개념은 이런 아이들에게 크나큰 상처로 남는다.

아이들에게 무심코 쥐어 준 '살색' 크레파스가 큰 편견을 심어준 건 아니었을까. 지난해 '살색'은 '살구색'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크레파스 색깔 명칭이 바뀌었다고 해서 살색에 대한 편견이 쉽게 사라질까.

이 책은 피부와 인종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잔인한 흉기가 될 수 있는지 아이들 눈높이에서 보여주고 있다. 노란 달걀이든, 흰 달걀이든, 심지어 검은 달걀이든 속은 모두 같다는 사실도….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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