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기빠진 훈련 '시끌'

중앙일보

입력

"미사일은 엉뚱한 데 떨어지고, 사병들은 휴대전화로 통신하고……."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허난성에서 실시한 '확산-2006' 훈련에서 '붉은 군대'의 위용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 군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일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한겨레가 보도했다.중국이 군의 내부 비판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추이야펑 훈련감독관은 최근 열린 훈련 평가회의에서 30분 동안 연설하면서 28분을 훈련 과정에서 빚어진 어처구니없는 사병들의 실수와, 지휘관들의 소심한 태도를 지적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먼저 "한 공격부대가 5개의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단 2개만 목표물에 떨어졌다"며 미사일 발사의 부정확성을 지적했다. 이어 "일부 부대원들은 무전기를 쓰지 않고 휴대전화로 통신을 하기도 했다"며 "이런 모습은 인민해방군의 체면을 크게 깎아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어떤 공격부대 지휘관은 3차례나 진격 명령을 미뤘다"며 "그 결과 공격부대가 최전방에서 적에게 취약한 상태로 50분 동안이나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어떤 공격부대는 상급 부대에 화력 지원을 요청하면서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확산-2006은 중국인민군이 처음으로 조직한 실병 검증 훈련으로, 복잡한 전자환경에서 이뤄질 전투에 대비한다는 목표로 허난성에서 5박5일 동안 치러졌다. 추 감독관은 "이번 훈련은 우리로 하여금 정신을 바짝 차리게 했다"며 "미래전에 대비한 우리의 부족함을 똑똑히 볼 수 있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훈련에 참가한 한 지휘관은 "한번의 연습으로 많은 문제점을 보게 했으니 오히려 좋은 일 아니냐"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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