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MIT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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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유럽에 미국 명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맞설 엘리트 공과대학이 세워진다. 미국과의 과학.기술 연구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방침을 담은 '유럽공과대학(EIT)' 설립안을 확정했다. 이날 주제 마누엘 바로주 EU 집행위원장은 "EIT는 유럽의 혁신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 연구.교육.산업계 사이의 벽을 허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럽판 MIT'가 될 이 대학은 기존 대학과는 달리 새로운 대규모 캠퍼스를 세우지는 않는다. 그 대신 유럽 각국에 흩어져 있는 기존 대학과 연구센터를 한데 묶어 핵심 과제를 이끌고 조정하는 연구 사령탑의 역할을 맡는다. 연구는 유럽 내 기존 대학에서 수행하고 단지 법적.재정적인 독립성만 유지한다. 설립 안에 따르면 대학운영은 행정협의회가 맡게 된다. 이 기구는 산업계.학계 인사와 학생, 직원 등 15인 위원으로 구성된다. 행정 직원은 총 60명 선이다. EIT는 2008년 출범해 2010년부터 본격적인 학술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중점 연구대상은 에너지.환경.정보.나노 기술 등 첨단 분야다.

이를 목표로 이미 책정된 EU 내 각종 예산에서 기금을 빼내 2013년까지 24억 유로(약 2조8800억원)를 투입한다. 민간 부문에서도 8억 유로가량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EIT 설립으로 유럽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내 총생산(GDP)의 1.9%에서 3%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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