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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사업|재개발·신시가지 조성 "한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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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평양 등 북한의 대도시에는 도시재개발사업과 신 시가지조성 및 대단위 주택단지 건설사업이 한창이다.
신문에서도 주택건설을 연이어 독려하고 있고, 각 지역으로부터도 인원 차출이 계속되고 있다.
평양의 경우 추진되고 있는 주택사업으로는 만경대구역 팔 골 네거리(광복 역 앞)에서 만경대에 이르는 5·4km구간 양쪽으로 12∼30층 규모의 고층아파트 2만 여가구분 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중 5천 가구 분은 지난해에 완공돼「평 축」에 사용된 뒤 주민들에게 분양됐다.
평양남부 낙낭 구역 내에도 신도로 건설과 더불어 2만가구분의 주택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도로기반조성사업이 진행중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북한도 주택건설에 많은 재정투자를 하고 있다.
6·25가 끝난 뒤 대대적인 주택건설사업에 나서 57년부터 61년까지 1차5개년 계획 중 매년 전체예산의 기본건설 액 중 13·4%를 주택건설자금으로 배정, 15만2천 가구의 주택을 건설했다.
61∼67년 1차 7개년 계획기간에도 80만 가구를 건설한 것을 비롯, 71년부터 시작된 6개년 계획, 제2차 7개년 계획(78∼84년)을 통해 주택건설에 힘을 쏟았다.
87년에 착수한 3차 7개년 계획기간(87∼93년)중에는 매년 15만∼20만 채의 주택건설목표를 책정, 88∼89년 중 또 만가구분의 주택을 지었다.
현재 알려진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70%수준으로 한국의 전국평균 초·9%와 비슷하다.
이같은 보급률은 한 아파트 내에 2∼3가구가 공동 생활하는 것이 보통인 소련이나 단칸방에서 커튼을 치고 신혼부부가 시부모와 생활하거나 결혼 2∼3년 지난 뒤까지도 집을 못 구해 여자 측이 기숙사에서 자녀를 키우는 중국 같은 경우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이다.
그러나 북한도 최근에는 주택부족 때문에 일반노동자·사무원들이 신청 후 2∼3년 가량 대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중간 간부계층도 주택배정까지 통상1년 정도 기다리는 경우 등이 있어 주택사정이 어려운 것 같다.
주로 보급되는 주택유형은 도시지역은 아파트, 농촌지역은 연립주택이 보통이다.
80년대 들어서는 특히 주요도시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짓고 있다. 최근에는 4O층 짜리 고층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북한에서 도시형 아파트는 보통 5∼10층으로 규모는 한 가구에 7∼35평으로 다양하며 농촌의 연립주택은 2∼3층 규모로 한 층에 2∼6가구가 입주하고 있다.
주택배정은 가족 수등 가구별 사정보다는 계급과 당성·지위 등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분양방법은 무주택 세대주가 직장에 신청하면 각 시-도 인민위원회 산하의 주택배정위원회가 접수해 처리하는데 기준은 직위에 따라 특, 4, 3, 2, 1호의 5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특, 4호 등 상류 급의 경우 단독주택은 독립단층 또는 2층 규모로 냉·온방이 잘돼 있으며 입주자격은 당·정무원 부 부장급(차관), 군장성 이상이다.
고급아파트의 경우 가구 당 20∼25평으로 방2개 이상에 욕실·화장실·냉 온수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입주대상은 중앙당간부·정무원간부·대학교수·문인·작가·간부급 연예인등이다.
89년 북한을 방문했던 한 재미교포 언론인은 월북작가 이기영씨 유족의 집에 대해『유족들이 배정 받은 연이어 있는 두 채의 아파트 벽을 헐어 낸 45평 규모의 아파트』라고 설명해 특별대우를 받는 상급아파트의 크기는 대략 20여 평임을 시사했다.
상류 급 주택은 전체주택의 15%로 평양·원산·청진시 등에 주로 건설돼 있다.
3, 2호의 중류 급은 단독주택의 경우 방2개·부엌·화장실·창고 등 이 있고 지방도시의 경우 공동변소 등 이 설치돼 있는 곳도 있다.
아파트의 경우 8∼15평형이 표준으로 방2개·부엌·수세식 화장실 등 이 구비돼 있다.
중류 급 주택은 전체주택 25%가량으로 중앙부서 지도원급 이상, 시·군·구의 당정기관간부, 2급 이상 공장기업 업소부장·직장 장, 각 대학 평 교원, 기타 교육 문화보건기관 중간간부들이다.
1호 주택은 하급으로 도시·농촌의 집단주택이 대상이며 방1∼2개·부엌 1개로 입주 자는 공동변소·공동수도를 이용한다.
입주대상은 일반노동자·탄광노동자·사무원으로 전체주택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주택의 특징은 개인소유가 아니라 국가소유이기 때문에 임대료를 내고 사용한다는 점이다.
임대료는 방 1개·부엌 1개에 월 5원(근로자 한달 평균임금은 90원), 방2개에 부엌1개는 7∼20원을 부담한다.
북한의 주택은 이처럼 배급제 인만큼「부동산투기-같은 부작용은 없지만「경쟁」이 배제된 때문에 주택서비스가 열악하다.
최은희씨는 문정븍씨의 아파트를 설명하면서『10층 아파트에 엘리베이터도 없고 계단에 창문·전등도 없어 낮 시간에도 컴컴했을 뿐 아니라 아파트에 신발장도 없어 문밖에 신발을 벗어 놓았다』며『겨울철에 방문했을 때는 난방용 온 파이프가 터졌는데 며칠 째 수리가 안돼 추워서 혼났다』고 회고했다.
북한이 초기에 아파트모델을 소련형으로 지었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점들이 생겼으나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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