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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개발 외국인 유치 안간힘|묘향산|금강산|평양권|백두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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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는 북한에서 가장「변화된」분야중의 하나가 관광사업이다.
북한은 종전보다 더욱 눈에 띄게 최근 관광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관광사업에 역점을 두는 것은 악화된 외환사정을 타개하고 사회주의제도를 선전하는데 용이한 수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목적에서 북한은 관광지개발을 비롯, 관광기구·시설정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그러나 북한당국의 관광에 대한「인식미비」, 빈약한 시설 및 서비스제도 미비 등으로 아직까지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년 초 북한이 추진했던 홍콩까지의 전세기 취항계획이 관광객 부족으로 흐지부지된 것이 그 단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시범비행을 끝내고 관광객을 모집해 보니 10여명에도 못 미쳐 결국 취항을 무기연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북한에는 미지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보다 유연한 정책적 판단을 내리게 되면 관광사업은 상당한 수준까지 개발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관광정책과 관광자원 등을 살펴본다..
◇관광정책=북한은 70년대까지 관광사업을「낭비적이고 안일한 생활을 추구하는 비생산적인 것」으로 간주,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80년대부터 평양을 비롯, 금강산·송도원(원산)·묘향산·백두산 등을 중심으로 관광지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84년 9월에 제정한 합영법에 합작대상으로 관광사업을 포함시키는 등 관심을 보였다.
그 후 북한이 본격적으로 관광사업에 나선 것은 87년부터라고 볼 수 있다.
86년12월 종전의「여행관리국」을「관광총국」으로 확대시킨 북한은 87년 7월 백두산·원산·개성·판문점 등 9개 지역을 관광지역으로 선포했고 같은 해 9월에는「세계관광기구」에 가입했다.
북한은 관광총국산하에 「국제여행사」와 「청년여행사」를 설립, 일본과 미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해외동포 및 외국인들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제여행사는 해외 2백여 개 여행사들과 여행알선 계획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광자원현황=북한에는 금강산 등 자연관광자원과 대동 문 등 각종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관광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북한은 이와 함께 만경대 등 김일성 우상화와 관련된 소위「혁명사적지」를 관광자원으로 개발, 활용하고 있다.
◇관광자원개발실태 ▲금강산 권=81년 말 외금강의 순환등산로(동석봉∼세존봉∼천선대∼구룡연∼만물상)를 완공했다.
내 금강의 만폭동과 표훈사까지의 등산로를 개발했고, 구룡연·만물상지역은 노폭 확장과 함께 안전시설을 보강시켰다.
삼일포의 해상관광을 위해 보트 및 유람선 등을 정비·보강시켰다.
관광시설로는 12층 규모의 관광호텔, 7층 규모의 여관 및「목란관」등 대형식당을 세웠다.
최근에는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진료소가 설립됐다.
▲묘향산 권=78년 8월 김일성이 외국에서 방은 각종 선물 2만6천여 점을 전시한「국제친선전람 관」을 건립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백두산 권=삼 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도로포장을 완공했고, 등산로 변에 4각 철 주를 5m 간격으로 세웠다.
북한은 특히 이 지역에 김일성 혁명활동을 부각시키기 위한 김일성 동상·보천보 전투승리 기념탑·삼 지연 혁명사적관 등의 상징물을 세웠다.
▲평양 권=북한은 70년대부터 도시개발과 미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특히 김정일이 이 사업을 자신의 업적으로 남기기 위해 진두지휘하면서부터 더욱 활발히 전개됐다.
「창광거리」「문수거리」등을 개발한 후 도로변에 10∼30층 규모의 아파트 군을 건립했고 대성산·능라도 유원지 등을 확장했다.
◇관광상품개발=북한은 외국관광객을 위해 2박3일부터 39박40일까지 다양한 일정으로 짜여진 관광코스를 마련하고 있다.
북한은 이와 함께 골프관광·진흙치료관광·태권도배우기관광 등의 특수 관광상품을 개발, 손님을 끌려고 하고 있다.
진흙치료관광이란 진흙을 몸에 발라 신경통·위장병·내분비계통질환을 치료한다는 것으로 기간은 25∼40일이며 강원도 통천군 시중 호에서 실시되고 있다.
◇문제점 및 전망=북한이 이같이 관광사업에 대한「수요」를 느껴 여러 가지 개발 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관광사업은 동시에 개혁·개방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조심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게 전반적 국면이다.
각종 시설이 미비하고 훈련된 안내원들의 통제 속에 관광이 이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느냐에 따라 앞으로 관광사업발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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