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공산당 방송장악“마감”/고르비 명령“특정단체 독점은 시대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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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로이터ㆍAP=연합】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15일 방송은 일개 정당이나 단체에 의해 독점돼서는 안된다고 명령,국영매체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권한을 실질적으로 박탈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즉각적으로 법적효력이 발생하는 대통령령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 소련사회의 정치적 다원주의와 민주주의는 TV와 라디오방송의 본질면에서 기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정 정당이나 단체에 의해 방송이 독점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공산당의 매체장악이 종식되고 정당들이 자체의 방송국을 설립할수 있게 됐으나 고르바초프는 국영방송망에 대한 궁극적인 통제권은 정부가 계속 장악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년간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는 권력을 정부로 이양하려는 고르바초프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대통령령은 또 소연방 15개 공화국에 각 공화국의 TV와 라디오방송을 통제할수 있는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게 되나 『전국적인 TV와 라디오방송체제를 유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와 협의없이 각 공화국이 취한 조치는 무효로 간주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금년 초 공산당의 권력독점을 폐기했으며 지난 6월에는 당의 언론검열을 폐지하고 언론인들의 권리를 최초로 규정한 언론법이 의회에서 통과된바 있다.
대통령령은 각 정당이나 대중단체들이 방송국을 설립할 수 있는 재정 및 기술적인 자원을 갖고있는한 TV나 라디오방송국을 개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게 되나 이같은 권한부여는 정부통제하의 국가방송위원회에서만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령은 『국영방송은 정치 및 사회단체들로부터 독립해 소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과정을 불편부당하게 빠짐없이 보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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