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위장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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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하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렇듯 중요한 소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위다.
그러나 불행히도 위는 다양한 질병 때문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운명에 처해있다. 위염·위궤양·위하수 등에서부터 심하면 위암에 이르기까지 위 질환은 우리나라사람들에게 가장 빈발하는 병이다.
◇위염=위궤양·위암과 함께 3인 위 질환 중 하나로 보통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위염의 원인으로는 섭생의 문제, 약제의 오용, 균 감염 등이 꼽힌다. 예컨대 폭음이나 폭식 후 구역질·트림·위 압박감등이 뒤따른다면 위염일 확률이 높다. 심할 경우 구토를 하고 식욕이 크게 떨어진다.
치료는 안정을 취하고, 1∼2일은 식사를 삼가는 게 좋다. 증세가 좋아지면 식사를 해도 좋지만 가능한 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경희대의대 장린 교수(소화기내과)는 『급성위염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만성위염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발병즉시 적절한 치료를 할 것』을 권한다.
급성위염은 유행성감기·폐렴·장티푸스 등 급성감염증과 동반돼 일어나기도 한다. 이 경우 원인질환인 감염증이 치료되면 위염도 자동적으로 사라진다.
만성위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급성위염과 큰 차이가 없지만, 학자들은 유전적·체질적 요소도 한몫을 한다고 추측하고 있다.
증상 역시 급성과 비슷한데 장기간 위염이 지속됨으로써 권태감·의욕저하 등의 증세까지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학자는 피로감·쇠약감 등과 함께 몸이 야위는 증상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만성위염환자 중에는 평소 아무런 증상을 못 느끼다가도 수면부족·정신적 스트레스·과격한 운동 후 등에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위해서는 심신의 안정을 취하고,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기르며 자신에게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택해 먹는 것 등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 제산제나 위 점막 보호제 등 약물요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위하수=위가 밑으로 처진 증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이나 가늘고 긴 체형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출산·개복수술 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선천적이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장 교수는『요즘 들어 위하수는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며『위가 처져 있다는 사실말고는 보통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학기능이 약해 위가 묵직하게 느껴지며 가끔 합병증 등으로 심한 고통을 호소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수술을 받아야한다』고 말한다.
◇기타 위장병=위는 각종 호르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장기의 하나로 개개인의 정서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스트레스 등과 관련된 대표적 위 질환으로는 위산과다·위신경증·위액결핍증 등이 있다. 이들 질병은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 달걀·우유·어패류 등 특정음식을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을 일으키는 등 위장 알레르기를 보이는 사람도 있으므로 섭취를 금해야할 음식을 미리 파악하는 것도. 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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