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게'- 신달자(1943~ )
편안하네
어둠 베고 누워 어둠 덮으니
좋다 이제야 너와 하나이네
어둠에서 어둠으로 그 어둠 비켜가는 자리에 더 큰 어둠 삭은 뼈 몇 개 잡히던 그 어둠
이제 환하게 안이 보인다 분홍빛 끝이 잡힐 듯
오래 같이 살아 내 몸에 닿으니 투명한 물방울이 되네
나의 삶 백치 한 덩이 어루만지며 나를 쓰다듬던 나의 사랑
그렇게 되기까지 먼 길을 왔네
세상에 어둠과 빛은 딱 반씩이다. 하나 사람은 늘 빛만 쫓는다. 어둠에 더 큰 '말씀'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의 결론이다. 빛을 무겁게 짊어지고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 넘어지지 않으리.
<장석남.시인>장석남.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