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경직성을 문학의 순수성으로 위무하며 부드러운 행정으로서 도민들의 삶에 향기와 서정을 불어넣자.』
충북도 산하에 있는 시·읍·면·동 공무원들로 구성된「행우 문학회」(회장 전태익). 국민의 머슴으로서 맡은바 의무와 책임을 다해가며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문학이 행정 그 자체에도 향기와 윤기를 더해준다는 믿음아래 공무원들로만 구성된 글벗모임으로서 계간 동인지를 내는 것은 전국적으로 행우 문학회가 유일할 것이다.
87년 전례식·전태익·지용옥씨 등 등단문인 셋을 주축으로 8명의 회원으로 창립된 행우 문학회는 그 동안 합평회 등을 통해 문학수업을 쌓으며 민영이·정은기씨 등 2명을 중앙문단에 데뷔시키며 회원 수를 21명으로 늘렸다.
공무원들로서 현장에서 뛰면서 작품활동을 해야되기 때문에 자연히 문학이 현실과 접목될 수 있다.
행정을 통하여 주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산출된 문학이기 때문에 그들 작품에는 주민들의 현실과 정서가 거짓없이 드러난다. 또 회원들이 충북도내 각 관서에 골고루 분포돼 있기 때문에 소재의 취재가 용이해 작품의 구체성과 입체성을 취할 수 있다. 때문에 행우 문학회의 성격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현실을 위한 예술이 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동인지의 제목도『문학과 현실』로 정했다.
『네 마음 요량한들 눈물로야 어이 잴까 다 떠난 자리 아, 슬픈 새 한 마리 절벽 끝 청송에 걸린 흰 구름아 내 사랑아.』 『문학과 현실』 창간호에 실린 전태익씨의 시조「아직도 눈물 도는 새」마지막 수다. 충주댐·대청댐 등의 건설로 수몰된 주민들의 애환이 잔잔히 드러난다. 역시 이 책에 실린 지용옥씨의 단편「대골」에도 수몰민의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다. 보상 등의 문제로 수몰지구 현장에 내려가 얻은 경험이 창작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이다.
올 여름호로 동인지『문학과 현실』을 창간한 행우 문학회는 앞으로 계간으로 이 책을 계속 낼 야심을 가지고 있으며 또 전 도민을 대상으로 백일장도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데서 자연스레 빠질 수 있는, 행정 PR성 작품은 의식적으로 피해나갈 예정이다. <철>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