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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온라인 교실] 부동산 거품이 왜 문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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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Q: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 때문에 부동산 거품(버블)이 꺼지고, 그렇게 되면 일본처럼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고 합니다. 왜 부동산 가격이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거죠? <독자 이혁진 님>

A: 버블은 어떤 물건의 진짜 가치는 그대로 있는데도 시장에서 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될 때 투기가 일면서 생깁니다.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특히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에는 거품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서울 강남의 일부 아파트 가격은 2년 전보다 배 이상으로 뛰었어요. 이렇게 값이 오른 것은 앞으로 더 오르리란 기대심리가 형성됐기 때문이죠.

부동산에서 버블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빚을 얻어서라도 부동산을 사는 데 열을 올립니다. 당연히 저축은 줄고 부동산을 사기 위한 대출이 늘어나 기업에 돌아가야 할 자금이 모자라게 됩니다.

투자 부족에 따라 기업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수출도 감소하게 됩니다. 반면 수입은 늘어납니다. 부동산 거품으로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이 소비를 늘리기 때문이죠. 이와 함께 사람들이 일하고자 하는 욕구를 잃어 버리는 것도 부동산 버블의 폐단입니다.

즉 어떤 사람들은 아파트로 불과 몇 달 만에 1억원이 넘는 돈을 벌기도 합니다. 그런데 평범한 회사원이 월급으로 1억원을 모으려면 아무리 절약해도 5년이 넘게 걸립니다. 그러면 일할 맛이 나지 않겠지요.

그러다가 버블이 꺼지면 어떻게 될까요? 10억원짜리 아파트가 갑자기 5억원으로 떨어진다면 재산이 절반으로 줄겠지요. 은행 빚을 얻어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파산하고 빚을 못 갚게 됩니다. 빚을 못 받는 은행도 어려워지고, 은행에 돈이 없으니 기업이 투자할 돈을 구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소비와 투자.수출이 줄어 경제는 심각한 침체 국면에 빠지지요.

역사적으로 버블은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1630년대 네덜란드에선 '튤립 버블'이, 1920년대 미국에선 '주가 버블'이 발생했습니다.

또 일본 경제는 1980년대 말 발생한 부동산 버블이 1990년대 초부터 빠지는 바람에 10년 넘게 장기불황에 시달렸습니다. 크고 작은 일본 은행들이 망한 것도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줬다가 돌려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재섭 틴틴경제 멘토 <남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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