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고객 85%가 여성…전용 비자금계좌도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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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여성고객 파워가 날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거액 현금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은행 PB(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는 여성 고객이 85%에 달한다. 이를 증명하듯 여성 비자금 관리 계좌까지 등장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여성들이 은행 수수료에 민감한 점을 겨냥, 현금입출금기 이용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있는 '명품 여성통장'을 출시, 11영업일 만에 5000억원이 넘는 돈을 끌어들였다고 조선일보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 상품이 예금가입을 추천한 사람이나 추천을 받아 새로 예금을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0.2%포인트의 보너스 금리를 줘 여성들 사이 입소문을 이용한 '구전(口傳) 마케팅'을 구사했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들도 여성고객이 적금가입 기간 중 결혼하면 보너스 금리를 주거나(우리은행의 '미인통장'), 남편이 아내의 계좌내역을 못보게 하는 비자금 관리 기능을 갖춘 상품(기업은행의 '여성시대통장')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14일 고려대에서 열린 한국소비자학회에서 A카드사가 발급하는 세련된 이미지의 '검은색 신용카드'를 여성 감성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소개하며, "카드 색깔을 무슨 색으로 할 것인가도 여성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여성들이) 주말에 어떤 색깔의 신용카드를 꺼내느냐가 (카드사) 매출액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여성 금융고객이 급증하는 이유는 가정에서 금융기관을 선택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주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여성 싱글족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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