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 국제콩쿠르 우승한 김수연양 바이올린 빌려 연습 연습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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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재독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18.독일 뮌스터 음대.사진)양이 한국에서 자랐더라면 음악의 꿈을 키울 수 있었을까. 14일 폐막한 하노버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결선에서 브람스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해 최연소 우승(상금 3만 유로)을 차지한 김양은 독일 공교육 시스템이 키워낸 영재다.

김양은 1987년 신학 공부를 위해 독일 뮌스터로 유학 간 아버지 김동욱(51)씨와 어머니 지경순(46)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95년 박사학위 논문을 쓰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부터는 독일 정부에서 나오는 생계보조금으로 다섯 식구가 생활을 해왔다. 다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운 그는 자기 악기가 없이 학교나 음악재단에서 빌린 바이올린으로 연습해왔다.

9세 때 뮌스터 음대에 입학한 그는 2000년 코펜하겐 바이올린 콩쿠르, 2003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각각 1위에 입상했다. 2001년 독일 청소년음악 콩쿠르 전국대회에서는 만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키 172㎝의 체격에서 품어내는 파워로 관객을 압도하는 연주를 들려준다.

2000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해 현지 교민들로부터 김양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도서출판 한길사 김언호 사장이 이듬해 11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조촐한 국내 데뷔 무대를 마련했고 후원회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경제적 지원도 해왔다.

한편 이번 하노버 콩쿠르에는 신연수(19.한국예술종합학교 3년)양이 2위를 차지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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