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자연 이야기
레프 톨스토이 지음, 홍순미 옮김
써네스트, 240쪽, 8500원, 초등 고학년 이상
사냥꾼들은 토끼의 발자국을 유심히 살펴보지만 추적은 영 불가능하다. 영리한 토끼의 꾀일까? 아니다. 토끼는 그저 사냥꾼들을 두려워하는 것일 뿐이란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아이들을 위해 쓴 이 책은 자연의 세계와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잘 보여준다. 동물의 세상도 인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도 알려주지만, 우리가 평소 자연을 얼마나 느끼지 못하고 사는지도 역설적으로 실감케 한다. 뒷부분에는 '현명함'을 글감으로 한 이야기들이 실렸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인생의 지혜란 늘 깊이 생각하고 남과 나의 상황을 바꿔보는 노력 없이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준다. 영어나 수학이 필수 영양소라면 이처럼 잠시 눈을 돌려 먼 곳을 바라보게 하는 글들은 비타민쯤 되지 않을까. 대문호의 공력이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읽을 거리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