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아찔했네" 북핵 예비군소집 문자메시지 장난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직후 휴대전화로 예비군을 소집한다는 내용의 장난 메세지가 잇따르고 있다고 경남도민일보가 보도했다.

북 핵실험으로 국방부가 예비군을 소집했다? 지난 6월 제대를 하고 복학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23.마산시 해운동)씨는 기분이 영 찜찜하다.

△국방부 소집 명령 문자메시지 = 박씨는 지난 10일 오후 5시 35분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국방부, 북한 핵실험 관련 소집 명령, 귀하는 2006년 10월 12일 오전 8시 각 지역 기차역 집결'031'로 시작하는 전화번호였다.

처음에는 장난이라 생각했다.

그때까지 박씨는 북이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상하네 ̄" = 문자메시지를 보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에게 문자메시지 내용을 전하니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말투로 보아 군대 같기는 했다.

그날 뉴스를 보고 나서야 박씨는 이 메시지가 진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나라가 난리였기 때문이다.

박씨는 비슷한 시기에 제대한 친구들에게 같은 문자메시지가 왔는지 물었다. 아무도 그런 문자를 받지 않았다. 이상했다.

더구나 박씨는 해양경찰에서 근무한 전투경찰이었다. 박씨는 "해경 전경들이 제대하면 해군으로 배속된다"고 했다.

'031'은 경기도 지역번호다. 그런 곳에 해군을 소집할 부대가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우린 보낸 적 없어요" = 11일 경남도민일보 취재진은 박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다. 경기도에 있는 한 GOP 부대였다. 휴전선을 지키는 최전방지역이다.이 부대 관계자는 난감해 했다.

자기들은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는 거다. 게다가 부대 특성상 예비군을 소집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비슷한 문자를 받은 사람이 또?" = 이 관계자는 "제대한 사람 중에 누가 이 번호로 장난을 한 것 같다"며 "비슷한 문의 전화가 2 ̄3통 정도 왔다"고 했다.

같은 문자를 받은 사람이 더 있다는 뜻이다. 취재진의 말을 들은 박씨는 일단 장난으로 결론을 내고 문자메시지를 무시하기로 했다. 제대한 지 겨우 3개월째인 박씨는 그래도 기분이 개운치는 않다.

이에 취재진은 국방부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 핵실험과 관련해 예비군을 소집한 적이 없다"고 했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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