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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환자 "2천년엔 6백만명 육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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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00년에 가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는 얼마나 될 것인가. 앞으로 AIDS는 인류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이며 인류는 언제 이 가공할 전염병을 퇴치할 수 있겠는가.
지난 20∼24일 미국샌프란시스코시에서 열린 제6회 AIDS국제학술대회내용과 최근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자료등을 토대로 앞으로 10년간 AIDS의 변화모습을 진단해 본다.
◇AIDS인구=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 AIDS환자는 ▲올해 70만명 ▲93년 1백만명 ▲97년 3백만명으로 추산되며 2000년에는 6백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라는 것.
이 감염자 수도 올해 6백만∼8백만명에서 2000년에 가면 2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보건기구는 『앞으로 수십년사이 AIDS인구가 안정화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히고 『만약 아직 발생률이 적은 아시아·남미지역까지 확산된다면 AIDS인구는 예상보다 훨씬 크게 불어날것』이라고 발표했다.
◇발생구조 변화=81년이후 지금까지 AIDS는 미국·프랑스·스웨덴등 서구선진국에서 주로 발생했다. 또 발생계층도 동성연애자·약물사용자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 개발도상국과 공산권으로 AIDS가 확산될 전망이다·또 이성간·성접촉에의한 발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5년에는 세계 AIDS감염자의 50%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으나 2000년까지는 75∼80%, 2010년에는 90%가 개발도상국에서 감염될 것 같다.
한 예로 태국의 경우 지난 3년간 AIDS감염자수가 1천명에서 5만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AIDS를 「자본주의 질병」이라고 규정, 방관하고있던 공산국가들에도 AlDS가 번지고 있다.
또 현재 전세계 감염자의 60%가 이성간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고 있는데 2000년에 가면 이 비율이 80%로 높아진다는 것. 그만큼 AlDS가 특수집단의 전염병에서 정상적 부부생활로도 감염될 수 있는 일반성병으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회문제-AlDS는 의료문제에서 사회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AIDS가 크게 유행하는 선진국들은 재정적 압박등 각종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정부의 경우 작년한해 AIDS관련지출이 13억달러였는데 92년에는 6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일부 보건의료학자들은 이런 막대한 예산을 AIDS에 지출할 것이 아니라 좀더 보편적인 질병의 관리에 투입하자고 주장하고있다.
또 AIDS는 어린이문제를 만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어머니를 통해 감염되는 신생아가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으며 91년에 가면 전체 병원입원 어린이 10명중 1명꼴이 AIDS감염 때문일 것이라는 충격적 보고도 있다.
◇치료제와 백신=AZT만이 유일한 AIDS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AZT는 부작용으로 악성빈혈이 나타나는 단점이 있을 뿐만아니라 값도 매우 비싸다. 한사람이 AZT를 1년 복용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3천∼9천달러(2백20만∼6백60만원)나 되기때문에 AZT는「부자들의 약」으로 통하고 있다.
AZT말고 미래의 치료제로 DDI·DDC·DR3355·AZDU등이 개발돼 임상실험중이어서 2000년까지 AZT보다 훨씬 더 나은치료제가 나올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한편 예방백신은 치료제개발보다 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아주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등에서 침팬지를 대상으로 예방백신을 실험,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었을뿐만 아니라 미국 남가주대학(USC) 솔크박사팀은 금년안에 자신들이 개발한 예방백신을 6백∼7백명의 자원자들에게 접종시켜 효과를 확인하는 역사적 실험을 할 계획이어서 2000년안에 예방백신이 출현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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