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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8강 "송곳 기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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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트리노·밀라노=외신종합】 디에고 마라도나(30)는 과연 축구의 천재. 시종 브라질에 일방적으로 몰리던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의 절묘한 돌파와 어시스트로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 믿기 어려운 신묘한 승리를 엮어냈다.
25일 새벽 토리노 코뮤날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14회 월드컵축구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네번째 우승을 노리는 남미의 숙명의 라이벌 브라질을 맞아 후반 36분 마라도나의 완벽한 어시스트를 받은 최연소 클라우디오 카니자(23)가 골키퍼까지 완전히 제치고 황금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는 국가대표팀끼리의 공식경기에서 7년만에 브라질을 꺾었으며 월드컵대회에서는 브라질에 4연패한후 처음 이기는 기쁨도 누리게됐다.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유고승자와 오는 7월1일 오전 0시 4강 진출권을 다투게됐다.
또 유럽국가로서 이탈리아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고있는 베켄바워감독의 서독은 밀라노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네덜란드를 2-1로 제압했다. 서독은 오는 7월2일 오전 0시 체코와 8강전에서 맞붙는다.
한편 결승토너먼트 첫날인 24일 벌어진 16강전에서 카메룬이 콜롬비아와 격전 끝에 후반 교체멤버로 기용된 로제 밀러(28)가 2골을 성공시키는 수훈으로 2-1로 승리, 계속 「검은 열풍」을 일으켰으며 체코는 1m93cm의 장신 토마스 스쿠라비가 스페인의 미첼에 이어 이번대회 두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코스타리카를 4-1로 대파했다.
스쿠라비는 5골로 득점랭킹선두에 나섰으며 헤딩슛으로만 해트트릭을 기록한 월드컵대회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아르헨티나-브라질 전후반 모두 브라질이 7대3 정도로 일방적 우세를 보인 가운데 경기가 진행되었으나 승리의 여신은 브라질을 돌보지 않았다.
브라질은 초반부터 파상공격을 펴는 한편 미드필드도 장악, 19분 둥가가 날카로운 헤딩슛을 터뜨렸으나 왼쪽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는등 불운이 겹쳤다.
브라질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으나 초반 두차례의 결정적 슛이 또 골포스트를 맞아 지독하게도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방에 투톱을 내세우고 수비 4명, 미드필드 4명으로 수비에 필사적이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36분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가 브라질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방향으로 기습, 브라질선수 3명 사이를 뚫은후 절묘하게 센터링해준 볼을 문전으로 대시하던 클라우디오 카니자가 여유있게 잡아 골기퍼를 제치며 가볍게 슛, 월드컵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브라질을 꺾는 감격을 누렸다.
◇서독-네덜란드 서독과 네덜란드는 전반을 팽팽히 맞선 가운데 득점없이 비겼으나 후반들어 두팀에서 3골이 한꺼번에 터졌다.
전반 서독의 루디 펠러와 네덜란드 프랑크 레이카르트는 전반 22분쯤 서로다퉈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발이빠른 서독의 최전방공격수 위르겐 클린스만은 후반시작 5분만에 기도 부흐발트가 크로스패스해준 볼을 골키퍼를 제치고 선취점을 뽑아내 균형을 깼다.
서독은 후반종료 4분을 남겨두고 브레메가 25m의 바나나킥 롱슛을 네트에 꽂아 대세를 굳혔다.
부흐발트는 골과 연결된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2개나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네덜란드는 1분후 서독의 강한 반칙성 태클로 얻은 페널티킥을 로날트 쿠만이 성공시켜 1골을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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