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오드 등 방사능 물질 공기 중서 검출 땐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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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한이 정말 핵실험을 했는지,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리고 위장한 것인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핵실험 여부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험을 한 주변의 공기와 토양에서 핵실험으로 방출된 방사능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핵 폭발 때는 여러 종류의 방사능 물질이 나온다. 그중 요오드나 크립톤.세슘 등이 평상시보다 높은 농도로 나타났다면 의심 없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핵실험을 깊은 지하에서 밀봉 상태에서 한다고 해도 기체로 빠져나오는 크립톤과 요오드까지 완전하게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크립톤의 경우 먼지나 흙에 달라붙지 않고 공기 중으로 빠져나온다. 요오드의 경우 먼지나 사람의 갑상선 등에 잘 달라붙는 성질이 있다. 핵실험을 했다면 그 주변에서 떠다니는 먼지에서 요오드를 검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부도 핵실험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방사능 물질 검출 장비를 스웨덴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빌렸다고 10일 밝혔다. 이 장비는 11일 국내에 들어온다.

또 하나의 방법은 지진파를 분석하는 것이다. 핵실험을 하게 되면 보통 지진 규모 4 이상이 지진계에 감지된다. 이때 나오는 지진파를 분석해 보면 폭발물을 터뜨릴 때 나타나는 인공지진과 자연 지진은 금방 구별할 수 있다. 문제는 인공 지진 중에서도 핵실험과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발물의 폭파를 어떻게 구별해내느냐다. 한 지진 전문가는 "핵실험을 많이 한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나라는 지진파만으로도 금방 핵실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한국에선 핵실험 경험이 없어 해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러시아 등 주변국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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