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모기지론' 판매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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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택금융공사가 10일 인터넷 전용 주택담보대출상품인'e-모기지론'판매를 중단했다.

금융공사는 이날 e-모기지론 대출 업무를 독점적으로 맡았던 LG카드와의 재계약 협상이 결렬돼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LG카드는 협상에서 현재 대출 총액의 0.35% 수준인 수수료를 더 인상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금융공사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모기지론은 자체 점포망이 없는 금융공사가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아 실제 대출은 LG카드 영업점이 맡아 해왔다.

금융공사 관계자는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서민들에게 저금리 대출이 불가능하다"며 "계약 기간이 남아 있지만 LG카드가 기존 대출 신청자의 심사 등을 위해 열흘 이상이 필요하다며 신규 대출업무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금융공사는 9일까지 대출신청을 한 고객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대출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양사의 계약은 이달 27일 만료된다. 금융공사는 e-모기지론의 위탁업무를 맡을 금융사를 찾기 위해 보험사 등과 접촉하고 있으며 조만간 대출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LG카드는 "그 동안 낮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독점적으로 e-모기지론을 취급했기 때문에 대출 고객을 상대로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공사가 대출업무를 맡을 금융사를 늘릴 계획이어서 재계약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출 업무의 대행 수수료가 0.65%에 달하는 데 비해 금융공사의 수수료는 턱 없이 낮다"며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e-모기지론 대출 업무를 맡을 금융사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모기지론은 6월 29일 출시 이후 이달 4일까지 1920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10년 만기 보금자리론의 창구대출 최저 금리는 연6.1%지만, e-모기지론은 5.8%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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