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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완전한 예방백신 출현 "감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범 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어떻게 퇴치할 것인가.
「한미AIDS 심포지엄」(서울대주최·14∼15일)에서 양국 전문가들은 AIDS정복을 위한 최근연구개발 동향을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AIDS퇴치의 핵심은 약효가 좋고 독성이 없는 항바이러스치료제 개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천문우교수(약학)는 『AIDS 병원균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주위환경에 따라 여러형태로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한종류에 작용하는 예방백신을 개발해내도 이내 효과가 떨어지고 만다』고 말했다.
때문에 완벽한 예방백신의 출현은 다소 먼 얘기이고 우선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미예일대의대 윌리엄 프루소프교수는 『지금까지 수백가지의 바이러스 치료제가 합성됐으나 이중 인간에게 사용가능한 것은 8개 합성물질뿐』 이라고말하고 『이들 물질도 독성이 없는 것은 아직 없다』고 소개했다.
특히 AIDS치료제로 임상실험을 거치고 있는 약제는 AZT·DDC·DDA·DDI·AZDU등 다섯가지며 FDA(미식품의약품국)에서 승인받은 치료제는 AZT뿐.
더구나 AZT도 완전한 의미의 치료제가 아니다. 아직까지 수명연장 효과만 입증된 상태고특히 부작용이 심한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앨라배마의대 JP소마도시교수는 『AZT는 골수기능을 억제해 빈혈을 일으키는 골수장애와 신경조직을 파괴·억제하는 신경독성등 치명적 부작용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특히 골수장애는 매우 심각해 6개월간 AZT를투여받은 환자의 40∼50%에서 악성빈혈이 나타나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는 것.
따라서 각국 AIDS전문가들은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 개발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점에 부응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AZDU.
AZDU는 재미 한국인 과학자 주중광교수(미조지아대·약학)와 R 시나지 교수(미에 모리의대) 등이 최근 개발한 치료제로 연구자들의 이름 첫영문자를 따서 「CS-87」로도 불린다.
AZDU는 AZT보다 효과가 약간 떨어지지만 AZT외 치명적 약점인 골수장애를 상당부분 극복한 우수한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임상실험단계에 있다.
AZT나 AZDU가 항바이러스 효과가있는 것은 이들 약제가 AIDS바이러스안에 존재하는「역전사효소」(그림)라는 특수효소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역전사효소는 함께 있는 리보핵산(RNA)에 작용해 생명의 기본물질인DNA를 만들어 증식을 거듭 하는데 이들 약제가 역전사효소를 억제해 AIDS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한다는 것.
한편 주교수는 『AZDU와 같은 작은 독성에 항바이러스특성을 가진 차세대 AIDS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한다』고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AIDS감염자는 1백명(5월말 현재94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연구는 극히 미미한편.
서울대 정원근교수(약학)는 『국내에서도 AIDS가 점점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연구개발은 매우 저조하다』고 평가하면서 연구자와 연구비의 절대부족을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심포지엄에서는 천문우교수의 새로운 항바이러스 물질연구와 이영익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전공학센터·분자유전학)의 빠른 AIDS진단법(2분내)등 국내에서 개발중인 AIDS관련 연구도 소개됐다.

<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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