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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관구 승격이 최대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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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한성공회가 올해로 선교1백주년을 맞았다. 성공회는 오는 9월30일 1백주년기념 연합대 미사를 올리고 축제를 가질 계획이다. 성공회는 이에 앞서 올해초부터 가정과 사회생활에서의 복음을 증거하는 실천서약운동을 펴고 있으며 기념음악회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고있다. 또 기념심포지엄·순교자기념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1890년 9월29일 찰스존 코프주교가 제물포에 도착함으로써 시작된 성공회의 이땅에서의 선교는 1백년동안 서울·대전·부산등 3개교구에 82개교회·신자 5만2천명의 교세를 갖는 결실을 거두었다.
성공회는 선교초기부터 우리말로 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지을때도 한식기와집을 많이 택하고 있고 수녀복장도 개량 한복식으로 하며 성가를 민요풍으로 작곡하는등 우리전통·언어·문화에 적응하려고 애썼다. 학교·병원·고아원등을 세워 사화사업도 활발히 전개했다.
1941년 주교를 포함한 모든 선교사가 일제에 의해 추방되어 선교활동이 중단될 수 밖에 없게되는 고통을 겪었다.
한국선교는 46년 구세실주교의 내한으로 재개되었다.
선교1백주년을 맞으면서 대한성공회는 선교의 결실이 크지 못하다고 자체평가하고 있다.
우선 성직자의 양성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성공회는 현재 주교3명을 비롯, 신부·부제등 89명의 성직자를 갖고 있다. 앞으로 교세확장을 위해 성공회신학교를 확대, 더 많은 성직자를 배출해나갈 계획이다.
교구중심으로 또 전통에 충실하게 교회를 이끌어가다보니 적극적인 선교를 하지 못했다는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구장 김성수주교는 선교1백주년을 맞아 선교와 교육에서 일대 전기를 이룰 수 있도록 교단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성공회의 최대과제는 독립된 국가단위의 관구로 세계성공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다.
관구승격을 위해 노력해 봤으나 재정자립·자체전도능력등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독립관구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 성공회대표를 우리 손으로 뽑을수 없고 헌법을 우리뜻대로 고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교계내의 인사나 선교정책을정함에 있어 세계성공회로부터 지시를 받아야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한국적 성공회로의 발전이 어려워지는 난점이 따른다. 대한성공회는 그동안 민족교회로의 발판을 구축하기 위해 애써왔다. 이같은 노력이 더큰 결실을 얻기위해서는 독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성공회는 70년대에 시작된 한국교회의 인권운동을 비롯한 대사회운동에 힘을 기울였다. 교회전체로는 복음주의에 입각한 보수적인 성격이 많으나 교계지도자들은 진보적인 자세를 표방했다.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KNCC)에도 가입하고있다.
도시빈민지역에 「나눔의집」을 세우는등 노동자·도시빈민·농민선교를 위해 힘써왔고 앞으로의 신앙운동방향으로 기층민중선교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대해 세계성공회가 제기한 문제를 받아들여 목회적 배려를하고 알콜중독자·법원·교도소의 장애자·노인·윤락여성에 대한 사목활동도 강화해 나갈예정이다.
대한 성공회의 선교1백주년은「예수그리스도 겨레의 생명」이라는 표어아래 이나라와 겨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교를 해나가자는 정신으로 충만해있다.
선교2세기를 맞으면서 교단내 신앙공동체, 나아가 겨레의 화해와 일치를 추구해 나가자는것이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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