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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주도권 장악직전 “들통”/보복살인 동화파 정체(추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동아파 후신 작년부터 급부상/업소갈취ㆍ청부폭력에 디스코장 운영도
증인살해사건으로 실체가 드러난 폭력조직 「동화파」는 70년대중반 광주의 중심가 충장로를 장악했던 「동아파」 후신으로,당시 중간보스였던 문계남(35ㆍ수배중)을 두목으로 지난해 조직을 재정비,서울 강남유흥가 진출을 꾀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파」는 당시 「서방파」 「OB파」 「시민파」 「대인파」 등과 함께 광주를 중심으로 「5두마차」의 세력을 형성했던 폭력조직으로 「서방파」 김태촌의 「광주주먹계 통일」에 밀려 잔여뿌리가 서울로 진출한 조직.
그러나 80년대들어 보스급들이 주먹계를 은퇴함에 따라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표면적인 활동이 사라져 수사기관은 와해된 것으로 판단해왔다.
그러나 1년쯤전부터 문을 중심으로 광주ㆍ전남장성 등 출신 폭력배들이 규합,최근 「서방파」두목 김태촌 등 일당의 구속에 따른 강남지역 폭력주도권 공백을 틈타 본격적인 「강남진출」에 나섰다.
이들은 두목문 밑에 부두목 김모(34),증인살해범인 행동대원 변운연(24) 등 50여명으로 구성돼 그동안 경기도 하남ㆍ부천과 서울 강동지역 등 서울외곽에서 꾸준히 세력을 확장해왔다.
활동영역은 유흥업소 금품갈취와 이른바 「해결사」로 불리는 청부폭력,어음암거래 등.
두목 문은 광주출신으로 하남ㆍ부천에서 스탠드바ㆍ디스코장을 각각 운영하며 잠실에 카바레 개업준비를 하는 등 넉넉한 자본금으로 조직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김태촌 등의 구속으로 전국시대를 맞은 강남폭력계에 강력한 조직력과 잔인한 수법으로 급속히 부상,주도권 장악단계를 맞고있다 이번에 적발됐다.
드러난 범죄사실로는 지난달22일 서울 남가좌동 은좌빌딩 출입구에 벽돌담을 쌓아 봉쇄하고 건물주가족들을 청부폭행한 사건이 대표적.
이들은 건물의 땅을 경락받은 부동산 임대업자로부터 『건물을 헐값에 사게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건물주 김숙길씨(49)에게 35억원짜리 건물을 12억원에 넘기라고 협박했다 거절당하자 담을 쌓아 건물 세입자들의 출입을 막는 한편 김씨의 동생(42)ㆍ아들(26)을 끌고다니며 마구 때려 전치3주씩의 중상을 입혀 지난10일 일당중 8명이 구속됐다.
또 증인살해범 변 등 8명은 지난해 6월 채권자의 청부에 따라 채무자인 서울 고창동 강모씨(40ㆍ여) 집에 손도끼ㆍ삽ㆍ낫ㆍ톱 등을 들고 찾아가 강씨의 아들(12)을 18일동안 감금하며 폭력을 행사하다 구속됐으나 지난1월 집행유예로 풀려났었다.
이들은 범행후 피해자들에게 『신고하면 잔인하게 보복한다』고 협박,대부분 폭력사건이 신고조차 안된채 숨겨져왔다.
증인살해사건의 발단이 된 서울 방이동 유흥업소 연쇄갈취사건의 경우 제보를 받은 경찰이 3월8일 최종국(23ㆍ구속) 등 일당이 은신중인 여관을 덮쳐 4명을 붙잡았으나 피해업소 주인 20여명중 살해된 임용식씨(33)를 제외하곤 모두 『피해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었다.
이에 따라 최와 오호열(22) 등 2명만이 구속됐으며 나머지 일당들이 숨진 임씨를 협박,『최씨에겐 피해 당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케하고 지난달10일 최에 대한 고소를 취하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은 임씨가 법정에서 『최도 공범』이라고 다시 번복해 증인진술을 함에 따라 일당에게 보복 살해를 당하게 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관계자는 이들이 유일한 피해증인인 임씨만 제거하면 범행사실에 대한 검찰의 공소유지가 불가능해 오만이 대표로 혼자 처벌을 받고 최가 풀려날 것이란 판단으로 범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석현ㆍ고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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