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 민간문화교류 움직임 활기|정부차원 추진 어려워 재소한인회 적극 주선|「88예술단」등 4개단체 소공연일정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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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소수교를 앞두고 민간차원의 문화예술교류 움직임이 활발하다.
88올림픽문화축전을 계기로 활발히 진행된 양국의 문화교류는 그동안소 련측의 일방적인 내한공연이 주종을 이뤄왔였다.
88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공연한 소련의 예술단체는 볼쇼이발레단·레닌 필등 모두 12개단체에 이른다.
그러나 6월부터는 우리의 극단·무용단등 각종 공연단체가 재소한인회등의 주선으로 소련전역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특히 9월 한달은 우리의 공연단체가 소련에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연을 벌이게돼 소련에서의 한국붐이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공연은 9월이전 정식수교가 이루어질 경우 수교 축하공연 형식으로, 수교가 늦춰질 경우 수교분위기 조성형식으로 이루어지도록 추진중이다.
우리 예술단체의 소련공연은 소련내 한인단체인 고려인협희가 양국의 수교를 앞두고 전국조직인 한인회로 확대 개편되면서 이 단체의 실질적 운영자인 허진씨(67)가 적극나서 이루어지게 됐다.
문화부 문화정책국 김치곤국장은 『아직 정식수교가 안된 상태여서 정부차원의 공연추진은 어려운 상태』라면서 『그러나 정식수교가 임박한 만큼 이에 대비한 정부차원의 각종 문화교류방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부는 올 여름이나 가을께 소련에서「한국영화주간」행사를 가질 것을 소련측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소련공연일정이 잡힌 4개단체의 공연추진현황은 다음과 같다.
◇88예술단=9월15∼29일 소련 4개지역에서 무용극 『땅의 소리·춤』을 공연한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도 공연했던 우리의 전통감각에 충실한 작품으로 이번 소련공연에선 현대감각을 가미해 「볼거리」를 강조한 작품으로 변화를 주기로 했다.
40명의 단원이 이종덕단장의 인솔로 모스크바·타슈켄트·알마아타·하바로프스크의 일류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들 단체의 체재비·공연장임대료·숙박료등은 모두 소련측과 한인회가 부담하고 일부 단원들은 교포집에서 민박까지 하게된다.
◇극단미추=이 단체 역시 한인회의 주선으로 9월1∼15일 모스크바·타슈켄트·알마아타·하바로프스크등 4개지역에서 공연한다.
손진책씨(43) 연출로 30∼40명의 단원이 공연할 이단체의 레퍼터리는 창극 『아리랑』.
창극은 판소리를 토대로 창과 연극적인 요소가 한데 어우러지는 일종의 음악극이다.
여기에 각종 민속적인 의상과 무대장치·대소도구들이 등장하고 우리의 전통생활풍정이 가득 담기게돼 소련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려줌과 동시에 교포들의 향수도 달래주게된다.
◇교포위문공연=문화방송이 사할린의 교포를 위문키위해 추진중인 것으로 국내 정상급 대중가수및 민요가수, 교포들에게 익숙한 김정구씨등 원로가수들이 함께 공연한다.
특히 이 공연은 한인회측에서 강력하게 요청한 김정구·백난아등 원로가수들을 포함시켜 화려한 무대로 이끌 계획이다.
당초 6월말로 일정이 잡혔으나 시기를 다소 늦추더라도 공연단 규모와 공연지역을 확대, 대대적으로 치를 계획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 회=89년 이미 소련순회공연을 가진데 이어 91년2월 소련 순회공연을 다시 벌인다.
특히 이 단체의 공연은 소국영예술단체의 해외교류담당부서인 「고스 큰서트」측과 협의,이루어지는 행사여서 민간차원의 공연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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