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제거 시설' 오히려 안전위협

중앙일보

입력

고층 건물의 화재시 연기 제거 시설이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MBC가 뉴스를 통해 7일 보도했다. 방송은 제연 설비가 차라리 없는 게 나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11층 이상 고층 건물에 설치된 제연설비는 불이 나면 비상공간에 바람을 불어 넣어 질식을 막는 장치다. 하지만 일반 고층 건물 실험 결과 제연설비에서 바람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계속 새어 들어오는가 하면 대피통로가 되는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실험에 사용된 제연설비 공기 압력은 기준치인 40 ̄60파스칼에 턱 없이 모자란 10파스칼 미만으로 나타났다. 10파스칼은 선풍기의 중간 바람 정도에 턱없이 모자란 압력.

기준보다 압력이 강한 경우는 더 큰 문제다. 정상 작동이 되는 경우에도 바람이 너무 세서 비상문이 저절로 열리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화재시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제연설비의 강풍에 출입문을 열 수 없는 곳도 있다. 이런 곳의 압력은 무려 700파스칼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노현송 의원은 "전문가들 추산에 의하면 약 3조 내지 4조원의 비용이 든 것으로 추산이 되고 있다"며 "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음으로 인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그런데도 소방당국의 점검 결과 실험한 4곳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제연설비가 양호, 즉 정상이라고 보고돼 있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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