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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상열차 93년 시험용 모델 선보인다|사업단 발족,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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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1세기의 대중교통을 주도할 자기부상열차가 몇몇 선진국에서 시험 주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자기부상열차사업단(단장 김훈철 한국기계연구소장)이 발족되는 등 산·학·연 공동연구개발이 본격화되고있다.
지난 26일 대한전기학회 전기기기연구회의 자기부상열차 심포지엄과 사업단의 계획을 중심으로 국내외 자기부상열차 개발현황과 전망을 알아본다.
자기부상열차는 현재 상업운전중인 일본의 신간선, 프랑스의 TGV 등 기존의 레일방식 초고속열차와는 달리 전자기력에 의해 궤도에서 일정높이로 부상해 바퀴 없이 고속으로 달리는 첨단의 교통수단으로 흔히들 「환상의 나는 열차」로 부르고있다.
기존 레일방식 열차의 실용속도가 시속 2백∼3백km에 불과하나 자기부상열차는 4백∼5백km수준으로 약2배나 빠르며 차량과 레일과의 접촉이 없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없어 컵의 물이 쏟아지지 않을 정도로 승차감이 좋다는 것이 특징.
레일방식이 고속운전 시 레일 이탈방지를 위해 노선전체에 걸쳐 정밀토목공사를 시행해야 되는 반면 이것은 땅위 일정한 높이에 지지대를 설치, 그 위를 달리는 방식으로 콘크리트지주를 수십m 간격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자기부상열차는 지역차단이 없고 토지점유도 레일방식의 수분의 1에 불과하며 방음설비가 필요없는 등 경제성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사업단의 유문환씨(기계연 선임연구원)는 『철도건설에는 수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들뿐 아니라 한번 건설하면 50∼1백년이상은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한 최첨단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하고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경부간 고속전철계획에서도 2000년대의 교통주역이 될 자기부상열차로 건설하는 방법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는 상업 운전되고 있는 신간선이나 TGV가 더 손쉬울지 모르나 10년 정도 걸리는 건설기간을 고려할 때 2000년에는 이들 레일방식은 구식이 되고 자기부상열차가 새 주역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유씨는 또 프랑스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광활한 산악지대가 국토의 허리를 가르고 있어 자기부상식이 유리하다고 말하고 자기부상열차의 건설과 운전경험은 장차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망 건설의 경쟁 당사국으로 등장할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상방식에는 보통전자석의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 1cm정도 부상시킬 수 있는 상전도 전자석부상(EMS·흡인식) 방식과 초전도전자석의 자기유도에 의한 반발력을 이용, 약10cm정도 부상시킬 수 있는 초전도전자석부상(EDS·반발식)방식, 그리고 영구자석부상(PMS·반발식) 등 세 가지가 있다.
현재 가장 활발히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나라는 서독과 일본.
▲서독〓70년부터 모델실험을 시작, 90년대 중에 실용화시킬 예정이다.
EMS방식의 트랜스래피드(Transrapid)-06을 개발, 엠슬란트에 있는 31.5km의 시험구간에서 시속 4백13km를 달성했으며 최근에는 더욱 개량한 07모델을 개발, 5백km에 도전할 계획이다.
또 PMS방식의 중·저속열차인 M-반(Bahn)을 개발, 87년 서베를린의 1.6km구간에서 시험 운전중에 있는데 미 라스베이가스의 도심지교통용으로 M-반이 도입될 것으로 알러져 있다.
▲일본〓80년에 EDS방식의 MLU-001을 개발, 최고시속 4백km를 기록했고 88년에는 002를 제작, 무인시험운행에서 세계 최고속도인 5백17km를 달성했다. 한국전기연 김용주 실장(전력기기연구실)은 MLU는 기술적으로 트랜스래피드에 5년 정도 뒤진 것으로 평가했다.
또 일본항공이 대도시의 도심과 공항간의 연계운송수단의 목적으로 74년부터 EMS방식의 HSST개발을 시작, 시속 1백km(도심지), 시속 2백km(도시외곽), 시속 3백km(도시간)의 3가지 모델을 개발중이며 그동안 각종 박람회에서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영국〓버밍엄 국제공항과 철도역사이 6백10m구간을 BPM이라는 자기부상열차가 85년부터 시속 54km의 속도로 완전자동 운행되고 있다.
한국은 사업단을 중심으로 자기부상열차 개발을 위한 조사연구사업과 함께 기반기술 개발사업, 93EXPO 모델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단은 1단계로 93년까지 HSST타입의 시험용 모델을 개발, 93년 대덕에서 열리는 EXPO의 박람회장 내 관람객운송수단으로 선을 보일 예정. 97년까지의 2단계에서는 시속 1백km급의 대도시용 중저속 열차를 실용화하고 2001년까지의 3단계에서는 시속 4백km급의 상전도흡인식과 시속 5백km급의 초전도방식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93년까지 시험선로 8km건설 등을 포함해 2001년까지 1천7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93EXPO모델개발사업에는 기계연·전기연을 비롯, 한양대·충남대·동국대 및 대우중공업·현대정공·이천전기 등 10여개 민간기업이 공동 참여하고 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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