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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부 정권이양 약속/야당 총선승리 인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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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 의회서 헌법제정 정부구성
【양곤 APㆍAFPㆍUPIㆍ로이터=연합】 미얀마(버마)군사정부는 28일 아웅산 수키여사가 이끄는 야당세력인 민주국민연맹(NLD)이 총선에서 3분의2 이상을 득표,승리했음을 시인하고 신헌법이 승인된 뒤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집권 국가법질서확립위원회(SLORCㆍ군사평의회)의 공보관리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야당의 승리를 시인한 가운데 『군부는 헌법을 기초하고 이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겠으며 조건없이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SLORC 공보위에 예 흐투트대변인은 『비공식 집계 결과 NLD가 4백85개 선거구중 1백개선거구에서 승리하고 도시ㆍ농촌 모두에서 3분의2 이상 다수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친군부 국민동맹당(NUP)은 3분의1 가량의 지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예 흐투트 대변인은 이번 총선으로 새로이 구성되는 의회가 헌법을 마련,이를 직접 채택하거나 아니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며 그후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하고 『군은 신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소우마웅세력이 지난 88년 9월 유혈쿠데타로 집권하면서 헌법을 폐기했기 때문에 정권이양에 관한 명백한 법규정이 없는 실정이며 계엄령이 여전히 발효중인 상황에서 군부 강경세력이 총선결과에 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정국추이에 우려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군사정권이 헌법제정 및 이에 근거한 새정부 출범 등이 실현되기까지는 2년여가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NLD와의 제휴를 빌미로 집권을 연장할 계략을 꾸미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총선과 함께 수도 양곤 등에서 모습을 감췄던 군병력이 또다시 거리에 나타난 점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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