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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강변 영변이 “핵메카”/베일속 북의 「원자력시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연구로 3개 가동… 소와 손잡고 증설
북한의 원자력기술 수준이나 시설현황은 아직 외부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까지 알려진 바로는 북한의 원자력기술 수준이 매우 낮고 대소 기술종속이 심하다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워싱턴포스트지가 89년 7월 『미국의 군사위성이 평양북쪽 영변에 2개의 핵시설물이 건조되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들 건물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하면서부터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그후 89년 9월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 디펜스 위클리지가 『북한이 5년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것』이라며 북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지난 2월 일본의 동해대기술정보센터가 영변지역 위성사진을 공개하자 북한 핵능력의 「현주소」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됐다.
프랑스가 민간위성인 스폿위성을 사용,북한상공 8백30km에서 찍은 이 사진은 구룡강변에 자리잡은 영변의 핵시설중 핵연료 재처리시설로 보이는 건물,연구소실험시설,직원주택까지 자세히 보여줬다.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북한자료는 북이 영변에 연구용원자로 1개와 그보다 성능이 낮은 원자로 2개를 갖고 있으며 그중 연구용 원자로는 65년 8월 가동을 시작,하루 8시간 연간 48주간을 가동하고 용량은 연8천kw라는 정도다.
그러나 다른 경로로 확인된 바로는 65년 8월 소련이 제공한 2천∼4천kw급 연구용 소형원자로와 87년께 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30메가와트급 원자로 1대가 영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 미국은 『북이 영변에 50만∼2백만kw급 원자로를 독자적으로 건설하기 시작했다』고 주장,북의 원자력이 계속 증가추세임을 시사했다.
북의 이같은 능력은 9기의 상업용원자로와 7천6백16메가와트의 발전량을 갖춘 남한보다는 뒤지는 수준이다.
핵무장 능력과 관련,미국은 특히 30메가와트 원자로에서 그동안 2백∼5백t의 핵연료 찌꺼기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것으로는 2차대전중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을 연간 최고 13개에서 33개이상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인 디펜스 위클리지(89년 9월호)도 이 원자로에서 매년 7∼8kg의 핵물질이 생산돼 최소한 1개 혹은 2개의 소형원폭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밖에 지난 85년 소련과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관한 원조협정을 체결,현재 44메가와트급 원자로 4기의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관련,지난 3월1일 게라시모프 소련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부지선정이 진행되고 있고 92년초까지는 확정될 것이며 설계도 제작과 인도는 94년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연료재처리능력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영변에 핵재처리시설과 핵뇌관시험장이 있는 것으로 거의 확신하고 있다.
스폿 위성이 촬영한 사진도 중앙에 위치한 대형원자로가 플루토늄 생산용인 G2형 가스냉각로의 모습과 같고 남쪽에 건설된 길쭉한 직사각형 시설이 핵재처리시설 특유의 모습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나 미측 확신을 뒷받침해 주고있다.
그러나 『위성사진만으로는 불확실하다』는 일부과학자들의 지적도 있어 북한의 이같은 시실과 핵무기개발 가능성을 직결시키기는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다만 이제까지 소련에 일방적으로 의존해 왔던 북한이 최근 조총련과 학자들을 통해 기술자립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안희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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