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아들 할복중상/일대사관 앞서 일왕사죄ㆍ방일반대 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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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3일 오후 2시35분쯤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독립투사의 후손 김국빈씨(33ㆍ비디오촬영기사ㆍ서울 신천동 시영아파트 124동)가 『일왕은 사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준비한 식칼로 자신의 배를 마구찔러 할복자살을 기도,중상을 입고 인근 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김씨는 왼쪽배를 네차례 찔러 길이5㎝ㆍ깊이2㎝ 가량의 상처를 입은 뒤에도 『일왕의 사죄없는 대통령의 방일을 반대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다 경비전경들에 의해 병원으로 옳겨졌다.
김씨는 아버지가 중국상해에서 김구선생의 지시에 따라 남의사단원으로 활동한 독립투사 김덕목씨(78년작고)의 4남으로 이날 정오쯤 경기도 안양시에 사업차 내려갔다가 승용차안에서 『일본이 노대통령의 방일때 명백한 사죄를 표명하는 것을 계속 회피하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 한국민의 분노를 표시키위해 자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양에서 집으로가 할머니(95)가 한달전 『가족들이 독립운동을 했던 사실을 잊지말라』며 건네준 은장도와 식칼을 소지하고 대사관 앞으로가 자해했다.
김씨의 집안은 조부 김명준씨가 임시정부의정원의장 및 국무위원을 지낸 것을 비롯,아버지 김덕목씨는 광복군으로,효숙ㆍ정숙씨 등 고모2명과 고모부 오시복씨(효숙씨의 남편) 등도 독립운동을 한 공로로 건국포장을 받는 등 독립운동가 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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