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사과없는 방일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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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김용녀 (경북 문경군 호계면 막곡2리193)
아키히로 일왕이 지난해 4월 방일한 리 펑 중국총리와의 회견 때 과거 중국이 본 피해에 대해 사과했고, 소련도 대폴란드 사과성명을 내고, 독일도 폴란드에 2차대전 중 피해를 준 데 대해 사죄했는데 유독 일본은 독선과 오만으로 우리에게 사과하기는커녕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한반도 강점에 대해 일왕대신 가이후 총리가 사죄할 것이라 한다.
노태우 대통령은 시종일관 「과거 역사에 두 개의 오점」이 있었음을 재강조하면서 현재의 일왕이 일본을 대표해 직접 사죄의 뜻을 표명할 것을 일본기자들 앞에서 분명히 전달한 바 있지만 방일은 취소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정치인들은 경제대국이라는 간판을 앞세우고 헌법상 제약이 있다느니, 히로히토 전왕이 사과 발언을 했는데 뭐가 또 필요하냐는 등 과거청산에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 대통령의 방일은 아무리 현안이 중차대 할지라도 굴욕적인 감이 없지 않다.
차제에 일본의 과거만행, 그리고 현재 재일교포에 대해 취하고 있는 비인도적이고 기만적이며 오만한 처사를 세계만방에 알려 국제여론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이에 대한 궐기가 아직 없는 것이 의아스럽거니와 억울하게 희생된 징병·징용자의 원혼과 유가족의 한을 달래기 위한 현실적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거족적인 궐기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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